VAN시장 리베이트에 철퇴

신용카드 부가가치통신망(VAN) 업체 나이스정보통신의 배임·횡령사건이 터진 가운데 VAN 사업자가 가맹점에 관행적으로 지급해온 `리베이트`가 법으로 금지된다. 또 VAN사에 대한 정부의 감독 기능이 강화되고 첨단 IT와 통신망을 활용한 가맹점과 카드사간 `직라인 결제망` 구축이 활성화된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7월 발표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 개편`에 이어 내년에는 VAN 수수료 개편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 참석, 이같이 밝히고 국내 VAN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신용카드 VAN사 업무에 대한 이해 및 개선 방안`을 발표한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카드 거래건수가 10년새 약 4배 증가한 반면에 매 건마다 돈을 받는 VAN사업자의 승인수수료는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며 “이렇게 늘어난 수입을 VAN사업자들은 `전산지원비` 명목으로 대형가맹점들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불건전 영업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 VAN사업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만 하면 시장진입이 가능한 반면에 현행 법상 금융당국의 감독·검사권한 밖에 있어 별다른 제재도 받지 않아 불공정 관행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VAN 사업이 탄생한 1980년대 말과 달리 최근에는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간 `직결제망(EDC) 도입`이 기술적으로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간에 여전히 VAN사업자가 끼어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은 결국 금융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위원의 분석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을 엄격 적용해 리베이트 관행을 척결, 이 돈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쓰도록 한다. 또 리베이트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현행 고액 VAN수수료는 정률화 등을 통해 인하를 유도한다. 무엇보다 VAN사를 통한 거래승인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직라인 결제망을 통해 불법 리베이트의 원천을 차단해야 한다고 이 위원을 밝혔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원래는 지난번 가맹점수수료 개편 시 VAN사업자 수수료도 병행 처리하려 했으나 전국 8만여 해당사업 종사자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강행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선거(대선)가 끝나는대로 기획재정부 등 금융당국과 조율해 이 문제를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원주=


◇VAN(Value Added Network) 사업자=신용카드 가맹점에서 발생한 카드 결제 정보를 수집·분류해 카드사에 제공하고, 해당 카드사로부터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업체. 한국정보통신, KSNET, 나이스정보통신 등 12개 대형 사업자와 수십·수백개의 지방 사업자 및 대리점이 영업중이다. 시장 규모는 리베이트 등 음성 거래가 많아 정확한 집계는 불가하나 연간 1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VAN 수수료 추이

VAN시장 리베이트에 철퇴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