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스타트업 기업이 디자이너 구인난에 시달리지만 오히려 디자이너가 넘치는 회사가 있어 화제다.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 출발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로 변신한 데어즈가 주인공이다.
데어즈는 2008년 설립 후 매출액이 2억원, 8억원, 16억원으로 껑충껑충 뛰었다. 하지만 과감하게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IT업계에 발을 들였다. 출시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만 4개다. 10월 초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팅팅팅(ttting)`은 소개팅을 주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이다. 인맥이 넓은 친구를 팔로우(Follow)한 뒤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인 픽픽픽(PPPIck)은 특정 주제에 대해 3등까지 랭킹을 매겨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1월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투픽(toPIC)은 사진 공유 SNS. 그룹을 만들어서 150장까지 사진을 함께 공유한다. 함께 놀러 가서 앱을 실행하면 사진을 찍는 순간부터 참가자 전체가 볼 수 있다. 걸(gurl)은 파일 주소 URL을 보기 좋은 아이콘으로 바꿔 수집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길고 복잡한 URL을 직관적인 아이콘으로 변경해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 준다.
윤반석 데어즈 대표는 앱 개발사로 변신에 대해 “대기업에 사용자환경(UX) 등을 컨설팅 해주면서 수익은 안정적으로 내지만 변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회사고 가장 잘 하는 게 디자인이지만 결국 대기업 협력사 역할밖에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삼성디자인멤버십에 참여해 해외 수상도 여러 차례 했지만 대기업에 취업하기보다 창업에 뛰어든 데어즈 창업자는 이번에는 아예 전공까지도 바꾼 셈이다. 윤 대표는 “디자이너가 흔히 디자인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지만 사용자가 바라는 게 고품질 디자인은 아닐 것”이라며 “준비하는 모든 서비스가 평소에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을 제품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