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무 이행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석탄발전공기업 5개사의 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의무량의 3~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연내 의무량 달성이 어려운 상황으로 정부의 예외 인정이나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대거 과징금 부과사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발전공기업들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전체 전력생산량의 2%를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해야 한다. 발전사별로는 남동발전 87만㎿h, 중부발전 77만㎿h, 서부발전 80만㎿h, 남부발전 87만㎿h, 동서발전 77만㎿h 수준이다.
9월 기준 각 발전사들의 의무 이행률은 태양광과 비태양광으로 구분해 남동발전 71%·3.5%, 중부발전 43%·0.32%, 서부발전 44.8%·5.2%, 남부발전70%·3.7%, 동서발전 64.1%·4.9% 수준이다. 태양광의 경우 의무 이행치가 50%를 육박하지만 태양광 의무량 자체가 전체의 20분의 1수준에 불과해 기여도는 크지 않다.
발전사들은 연내 신재생 의무량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제도상 전체 의무량 중 30% 가량을 내년으로 넘길 수 있지만 그래도 연내 의무량 달성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다른 사업자가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인 공급인증서를 구매해 충당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시장 물량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
의무량 달성의지도 한풀 꺾였다. 연말 의무량 정산시기가 다가오면서 발전사들은 자가 신재생 설비 확충보다는 정부의 추가 대책만을 바라보고 있다. 발전사들은 정부가 그동안 신재생 사업 지원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공급인증서를 시장에 내놓으면 이를 대거 구매해 의무량을 채운다는 계산이다. 결국 올해 발전사들의 신재생에너지 의무는 국내 신재생설비 확대보다는 돈으로 메꿀 공산이 커졌다.
내년 의무량 이행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자체 인허가 및 각종 법규로 인해 이미 다수의 신재생 사업계획이 취소된 상황이다. 지난 2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구매해 두었던 공급인증서도 올해 모두 소진, 내년에는 확보된 인증서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신재생 사업을 벌이기 위한 신규 부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로선 신재생 의무 관련 정부의 공급인증서 물량 구매이외엔 과징금 밖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2년 발전사 신재생에너지 의무량 이행현황(9월 기준)
자료=각사 취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