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인터뷰]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기업의 사회공헌도 질적 변화를 맞이할 시기입니다.”

9일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S&P다우존스인덱스, 스위스 샘(SAM) 등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국제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시대적 키워드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며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없이는 기업도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콘퍼런스 주제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회적 변화`. 행사에서 한국생산성본부는 국내 68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업 사회공헌활동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만난 진 회장은 “실태조사에도 나타났듯이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2조원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그러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기업 사회공헌의 당위성과 목적의 근본적인 의문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그는 늘어난 사회공헌 지출이 제대로,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회장은 “아직 기업 사회공헌 투자에 자발적으로 나선다는 인식이 적은 것 같다”며 “실제 상황도 이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회공헌의 기본적인 마인드 부재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또 “기업의 사회공헌이 금적적인 기부에 국한되어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기업의 가장 우선적인 사회공헌은 좋은 제품을 양심적으로 생산, 공급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 다음에 소비자·직원·하청기업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고려, 윤리·도덕적 기준의 충족 등 다양한 조건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좋은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도구)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이 CEO의 관심에 편중돼 있고 일차적인 금전기부 등에 한정돼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시대적 변화를 인식하고 보다 근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 2009년 첫 한국 다우존수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Korea)를 발표한 후 매년 10월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DJSI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 평가하는 지속가능경영 평가 및 투자 글로벌 표준이다. 1999년 S&P다운존스와 샘이 공동 개발했다. 매년 세계 2500개(유동자산 시가총액 기준) 기업을 평가, 지수를 발표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