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간 일본에 의존해온 트리아세틸셀룰로스(TAC) 필름 시장에서 최근 국산 제품이 본격적으로 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TAC 필름은 LCD 패널 편광판의 폴리비닐알콜(PVA) 층을 보호하는 첨단 소재다. 지금까지 니토덴코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장악했던 탓에 국산화 요구가 가장 높았던 LCD 핵심 소재였다. 석유계 아크릴이 TAC 필름 대체재로 떠오르는 가운데서도 TAC 필름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내년중 TAC 필름 2호기를 가동키로 하고, 이에 앞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양산 설비를 발주할 계획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최근 1호기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효성이 처음 TAC 필름 상용화에 성공한뒤 국산화의 물꼬를 텄으며, 내년에는 SK이노베이션까지 가세해 시장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CD 업계에서는 얇으면서 내구성이 강한 아크릴로 TAC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대체 시점이 더딜 것으로 예상돼 국산 TAC 필름 보급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세계 TAC 필름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조원에 달한다. 올해 보호필름 시장의 99%를 TAC 필름이 차지하고 오는 2016년에도 80% 이상 시장을 점유할 전망이다.
또한, 표면처리가 필요한 상판에는 아크릴의 대체 시점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AC필름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 2009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효성은 TAC 필름 사업이 현재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요도 계속 늘어 올 상반기 추가 투자를 결정해 공장 증축에 들어갔다. 장비 발주는 내년 초에 이뤄질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시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효성 고위 관계자는 “아크릴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기간 동안 TAC 필름 시장은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국산 TAC 필름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양산을 준비중이다. 이 회사는 부지 투자를 포함해 지난 2010년부터 사업을 준비했다. 최근 샘플 개발에 성공하고 시운전을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연말 양산 개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말이나 연초 양산 시작을 목표로 1호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며 “국산 TAC 필름에 대한 수요가 높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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