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밸리에 지능형자동차 돌아다니도록 하겠다"...이충구 IVP센터장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 놀 운동장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얹어 시험할 수 있는 지능형자동차플랫폼(IVP:Intelligent Vehicle Platform)을 개발해 연구에 활용토록 제공할 계획입니다.”

"광교밸리에 지능형자동차 돌아다니도록 하겠다"...이충구 IVP센터장

국내 자동차 역사의 산증인인 이충구(67)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자동차 분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지능형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 인재양성과 산학협력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지난달 출범시킨 지능형자동차플랫폼(IVP)센터 센터장을 맡아 남은 열정을 불태우기로 했다. 칠순을 앞둔 자동차 업계 거물인 그로서는 사회에 제공하는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독일 아인공대는 BMW 출신이 학장입니다. 그만큼 산·학 간 교류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교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이처럼 산·학간 틈을 줄이는 것이 바로 융합입니다.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는 산학 협동 방향을 제시하는 롤모델이 될 것입니다.”

이 센터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5위에 올라 있음에도 산업현장과 대학이 서로 동떨어져 있는 점을 아쉬워했다. 40년 넘게 자동차 밖에 모르고 살아 온 그가 미국·독일·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과 직접 교류하면서 느낀 점이다. 그가 선뜻 센터장직을 수락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 수준을 높이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산업현장과 대학 간 수준차이가 워낙 심한 때문이다. 지난 2000년 현대자동차에서 산학협력 전문회사로 설립한 현대엔지비도 산학협력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했다. 기술격차가 심해 상호 윈윈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이유다.

“자동차 플랫폼은 자동차를 구성하는 기본 모듈입니다. 자동차 종류는 달라도 엔진이나 새시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부분이 있어요. 여기에 마치 `레고`처럼 다양한 기능을 조립하듯 붙여나가는 컨셉트입니다.”

그는 IVP을 만들기로 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진흥원 내·외부에서 개발한 다양한 결과물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손쉽게 새로운 기능을 바꿔 얹을 수 있는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교테크노밸리 내에서 운행하는 핸디캐퍼차를 만들고, 무인자동차도 한 대쯤 돌아다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는 이미 월드 베스트 플랫폼 개발을 위한 구상을 끝냈다. 3D설계와 부품업체 선정 작업도 진행중이다.

내년초 1~15인승 IVP 모델인 뮬(Mule) 플랫폼을 개발해 광교테크노밸리에 풀어놓을 예정이다. 내년말께는 엔진·스티어링·브레이크·서스펜션·파워트레인 등 주요 메카니즘의 80~90%를 갖춘 메커니컬 프로토타입 플랫폼을 내놓고, 2014년 이를 프로토타입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파일럿 플랫폼을 완성하면 해당 부문을 벤처로 독립시킬 요량이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과 군산 등지에서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을 투자해 미래형 첨단자동차 개발 또는 시험장을 구축하고 있다”며 “경기도에도 지능형자동차를 마음껏 연구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시험장 구축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융기원은 내달 1일 수원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를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스마트카와 IT를 접목한 지능형자동차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