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MS, 하드웨어와 온라인 서비스에 집중"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와 온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회사를 바꾸겠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10일 주주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스티브 발머 MS CEO
스티브 발머 MS CEO

발머 CEO는 이메일에서 “엑스박스(게임기)와 서피스(스마트패드)를 만든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목적의 기기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나 델 등 제조사들과 전통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소위 말하는 `에코시스템`에서 MS의 역할은 바뀌게 될 것”이라며 하드웨어 회사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발머 CEO는 또 완제품에 소프트웨어를 끼워파는 형태가 아닌 보다 공격적인 온라인 서비스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우리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중대한 변화(significant shift)”라면서 “MS는 이제 장비 및 서비스 회사(device and service company)”라고 강조했다.

발머 CEO가 변화를 강조하고 나선 데에는 최근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S 이사회는 이날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발머 CEO의 2012 회계연도 보너스를 지난해보다 9% 삭감한 62만달러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MS가 밝힌 보너스 삭감 이유는 △지난 1년간 윈도 판매량 3% 감소 △유럽 반독점 소송 대응 실패로 10억달러 손실 △윈도폰 사업 부진 등이다.

MS는 2007년 인수한 온라인 광고업체 어퀀티브 영업권을 상각처리하면서 지난 2분기 4억92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증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구글에 밀리면서 “PC 시대 강자가 인터넷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는 발머의 발표에 대해 “오랫동안 라이벌이었던 애플처럼 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