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원하는 소리를 특정 공간에서 들려오도록 해주는 가상스피커 시스템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김양한·최정우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3차원 공간에 자유롭게 가상스피커를 배치할 수 있는 `사운드 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여러 개의 스피커를 이용해 원하는 공간의 지점에 음향 에너지를 집중시킨 후, 여기에서 다시 전파되는 소리를 이용해 가상 스피커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3DTV에 적용하면 소리도 영상처럼 다가오는 듯이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와 플루트, 클라리넷 등의 관악기 소리를 원하는 공간에서 나도록 조절할 수 있다. 집 안에서도 마치 실제 콘서트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소리의 개별 제어가 가능하다. 자동차에서 좌석별로 내비게이션 안내음성, 음악 등을 따로 전달한다. 방송국 음향 편집에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양한 교수는 “홈시어터, 영화관, 공공장소 등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새로운 3차원 음장 기술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달 국내 대형 전자업체와 TV용 3차원 음향시스템 개발을 착수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