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성장 장기화`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 마련

삼성이 글로벌 경기의 저성장 장기화 국면을 염두에 두고 경영계획을 수립한다.

10일 삼성 사장단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앞서 국내외 경제 현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이날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내년은 물론이고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성장 장기화 국면에 대비하는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와 서비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자체적인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내년에도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 중국의 경기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럽이 긴축 재정위기에 허덕이고 있고 내년에도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는 2분기 연속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긴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이행하면 경기가 급락할 것이고, 유예하면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수위 조절은 있겠지만 미국 재정 긴축 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둔화, 성장률이 8% 밑으로 추락한 상태다. 연구소는 중국이 당분간 8% 이상 고성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소비 중심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관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가는 올해에 비해 크게 변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사태는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환율은 세계 각국이 통화량을 늘리고 있어 원화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1100원대 이하로 원달러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초부터 자체 환율·유가 전망, 경제성장률 전망 등 거시지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 각 계열사와 사업부문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별도 내부정보를 받고, 이에 근거해 사업계획을 작성하게 된다. 삼성은 통상 10월 중순부터 각 사업부별 사업계획 구상에 착수해 12월초 사장단·임직원 인사 이후 최종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일정을 따른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