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폭스 팩터

[북스 클로즈업] 폭스 팩터

나스닥 증권거래소 회장이었던 버나드 메이도프. 하지만 이제 그를 일컫는 수식어는 `희대의 금융 사기범`이다. 다단계 금융 사기로 일컫는 `폰지(ponzi)` 게임을 벌이다 월가는 물론 전 세계 금융 산업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150년 징역형을 받았다.

사람들은 처음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의아했다. 그렇게 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폭스 팩터` 때문이라고 말한다.

폭스 팩터의 또 다른 예는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폴 포츠와 수전 보일이다. 폴 포츠는 한 쪽으로 고개가 치우쳐져 있고 볼은 부어 있으며 치아는 고르지 않았다. 심사위원 중 그 누구도 폴 포츠가 오페라를 부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모두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폭스 팩터란 논리가 전혀 먹혀들지 않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이미지 요소들을 일컫는다. 이는 오랫동안 정치인들에 의해 직관적으로 사용되면서 대중에게 영향력을 발휘했다. 추종자를 만들어내고 개인의 욕망을 채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저자는 소수의 정치 엘리트와 연예인들만 사용하던 이 이미지 설계 방법을 일반인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 일상 속에서 폭스 팩터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폭스팩터가 표출된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건에 대해 말해준다. 2부에서는 우리를 왜곡된 판단으로 이끌고 실체보다는 이미지와 외모, 인상을 집중하게 만드는 무의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담고 있다. 마지막 3부에는 개인적인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닥터 폭스(폭스 팩터 전문가)`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폭스 팩터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맹이 없이 닥터 폭스가 되는 것은 책임감 없는 짓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것. 이미지를 가짜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기르고 지식을 쌓고, 리더십을 길러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짓으로 점철된 이미지 메이킹이 아니라 정당한 전략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성찰과 명상으로 최상의 마음 상태를 만들고 훈련과 노력을 통해 말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폭스 팩터를 진정 즐길 줄 알아야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앤디 하버마커 지음. 관윤전·이현응 옮김. 진성북스 펴냄. 가격 1만4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