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기 미래IT강국전국연합 공동대표·남서울대학교 교수(kapr@daum.net)
캘너(kellner)는 미디어기술 발전이 세계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하면서 뉴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문화가 상호 연관된 정치경제 체제 등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기술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미디어 발전은 IT를 기반으로 한다. 국내와 국제 정치에 미치는 IT발전, 미디어의 대기업화와 세계화는 정보 헤게모니의 형태로 나타났다.
문화와 미디어의 세계화와 상업화 과정은 IT를 이용하는 힘의 차이가 정치·사회·문화적 역학관계를 결정짓는 큰 요소로 등장했다. 역학관계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입장에서 IT문화는 자연스럽게 삶의 양식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예들 들어 카카오톡으로 특정인을 왕따 시키는 일이나 싸이 `강남스타일`을 유튜브에서 즐기는 것은 바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N스크린을 이용한 콘텐츠의 소비문화로 삶의 불평등과 만족을 함께 준다.
문제는 IT문화를 바르게 이끌어갈 정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콘텐츠나 IT기술면에서 강국으로 도약했지만 IT정보헤게모니의 패권전쟁에서 뒤지게 된 원인은 정부 대응이 미흡한 결과다. 이로 인해 IT산업·경제·사회·문화도 더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장차 잘 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지탱해 갈 뿐이다. 진작 정부의 ICT정책이 확립되었다면 정부와 국민간 소통도 잘 되었고 일련의 범죄도 방지하며 태풍의 예상 진로를 정확히 예측해 피해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잘 이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우리 문화는 IT를 기반으로 `K-팝(K-POP)`이나 `싸이 강남스타일` 같은 한류문화를 만들어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 좋은 ICT정책이 뒷받침되었다면 더 창조적으로 그리고 넓은 세상으로 확산되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늦게나마 ICT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인식한 학계와 업계 전문가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미래IT강국전국연합 출범과 전국적인 지지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는 2011년 초부터 10여 차례에 걸친 스마트융합IT정책 토론회 등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정책 필요성 제기되면서 시작되었다. 이런 움직임은 더 많은 지지자를 규합해 IT전문가 2062명의 `부활IT강국` 지지 성명으로 전국적인 운동의 계기가 되었다. 미래IT강국 건설 100만 서명 운동은 40여개 ICT학회와 협·단체가 참여하는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움직임을 예의주시한 대선주자 빅3는 `ICT와 과기 정책 대결` 표심잡기(전자신문, 2012년 9월24일자)로 연결한 정책공약을 내놓았다. 당연히 정치권에서는 IT라는 키워드가 이번 대선 주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표심으로 이어지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차기 정부는 ICT정책에 변화를 가져 올 전망이다.
좋은 현상이고 대환영이다. 정책이나 공약 그리고 일련의 추진 형태는 조직이나 개인의 정치적 야욕이나 어떤 다른 계략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정치권은 더욱 그렇다. 진실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바라볼 수 있는 ICT 정책에 올바른 인식을 갖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진단자나 전문가, 전문단체를 잘 활용하고 충분한 검증을 받고 추진해야 한다. 미래 IT정책은 실수 없이 지속가능한 큰 방향에서 IT와 체육· 패션·게임·환경·예술·복지 등 문화예술이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도록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IT관련 매체 가격이나 사용 요금문제, 국내 기업들의 IT관련 사업의 국제분쟁 등에서 동반성장하는 정책이 조정되고 집행될 때만이 ICT정책의 지평이 펼쳐져 경제민주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