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포트 표절 잡아내는 `카피킬러` 화제

숙명여대 학생들은 리포트를 내기 전에 표절 검색부터 한다. 인용문 출처를 빼먹으면 수정해서 내면 된다. 인터넷에서 본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도 표절 검색을 하면 원본사이트가 떠서 각주에 표시할 수 있다. 교수·조교들이 리포트를 베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을 오히려 학생들이 잘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간편하게 표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카피킬러`가 개인 이용자 2만5000명에 육박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선거철, 인사청문회 때 논문 표절이 후보자 검증 단골 메뉴로 등장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무하유(대표 신동호)가 지난 12월 출시한 `카피킬러`는 논문이나 리포트 등 텍스트 문서를 비교해 표절 여부를 판독해 준다. 온라인에 공개된 문서 전체와 비교해 출처까지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같은 단어가 5어절 이상 쓰인 문장은 모두 확인하고 인용문이나 각주 등은 제외해서 간편하게 표절 여부를 확인한다.

서비스를 위해서는 인터넷 데이터 수집·검색·판독 기술 등이 필요하다. 무하유는 자체적으로 `인터넷 웹 게이트웨이`라는 실시간 인터넷 데이터 수집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로 기자가 원고지 5매 정도 기사를 판독해보니 순식간에 결과가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나 언론사에서 카피킬러를 이용해 논문 표절 검사를 한 곳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하유 김희수 이사는 “카피킬러는 표절 검색에서 기계적인 정확도를 높인 기술이고 실제 표절 여부는 전문가의 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은 무료로, 기관이나 기업은 연 2000만원 내지 8000만원 가량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유사한 서비스로 영국 회사가 개발한 `턴인잇` 등이 쓰이고 있지만 한글 문서를 열람할 수 없어서 국내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했다. 기존 표절 검색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형태로만 제공되고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 안에서만 열람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 회사는 카피킬러에 이어 이달 중순 `후 카피 미(Who copy, me)`라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자신이 쓴 글을 무단으로 퍼가거나 도용한 사례를 찾아준다. 저작권위원회와도 협력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