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유성연 대한기계학회장

“산·학·연 협력이야말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입니다.. 그래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는 1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유성연 대한기계학회장(충남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의 목소리다. 유 회장은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이사람]유성연 대한기계학회장

한국기계학회는 지난 1945년 창립된 67년 역사를 가진 학회다. 기계 관련 학회의 맏형 격으로 회원 수만 1만8000명에 이른다.

“학회가 학문적으로만 파고들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학문의 발전을 통해 간접적으로 산업에 기여해 오고 있지만 지금 시대는 학회나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문적인 기여만으로는 산업체에 도움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유 회장의 지론이다.

유 회장은 “회장이 된 이후 산업체 종사자를 어떻게 하면 학회 회원으로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다”며 “우리나라 수출 1위가 플랜트고, 플랜트 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의 상당수가 기계공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회원으로 유치하기 위해 학회내에 플랜트부문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플랜트 분야는 엔지니어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학회가 인력양성에도 크게 기여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산업체 쪽 기술개발이나 신제품 동향에 관한 원고를 받아 응용논문집을 만들 계획으로 내년 창간을 준비 중이다. 대부분 대학과 학술 중심으로 되어 있는 기존 학회보다 반보 더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대한기계학회 부문에 IT융합부문도 신설했다. 모든 기계가 지능화되면서 IT융합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 회장은 그러나 IT융합의 중심은 기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IT융합기술은 기계에 IT가 접목되는 것이지 IT에 기계가 접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냉장고나 에어컨 등이 모두 전자제품이지만, 그 자체는 기계입니다. 기계장치에 IT가 들어가 있는 거죠.”

국내서 내로라하는 `열교환기` 전문가이기도 한 유 회장은 기술이전에도 관심이 많으며, 플라스틱 열교환기와 냉방시스템 자동제어에 대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 회장이 기술이전을 한 업체가 대기업으로부터 거래가 끊기면서 부도가 나는 바람에 피해를 본 경험도 있다.

“남들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겪어보니 참 황당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죠. 대기업이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으로 계약한 뒤 제품을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중소기업에 투자를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사간 제품은 몇 세트에 불과했습니다.”

유 회장이 중소기업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누군가는 지원군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내년 1월부터는 대한기계학회를 이끌 차기 회장은 이건우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내정돼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