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스마트패드 `권력 교체기`를 파고든 레노버가 사상 처음으로 HP를 밀어내고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1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 레노버는 3분기 1376만대의 PC를 판매해 15.7%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HP는 1355만대의 PC를 판매해 15.5%로 1위 자리를 내줬다. 두 업체 차이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로써 2005년 IBM PC사업부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PC사업에 뛰어든 레노버는 7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레노버가 1위 자리에 오른 직접적 동력은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 공략 성공과 HP의 사업전략 변경에 있다. 레노버는 지난 9월 브라질 최대 가전업체 CCE를 인수하는 등 신흥시장에서 약진했다. 중국시장에서 12분기 연속 순익이 증가했다.
반면에 HP는 지난해 레오 아포테커 전 최고경영자(CEO)의 `PC사업부 분사` 발언 이후 PC 판매량이 급속히 떨어졌다.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스마트기기에서의 대응력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순위 변동을 PC산업 구조변화의 결과로 본다. PC산업이 스마트기기에 자리를 내주는 시기에 HP는 우왕좌왕했지만, 레노버는 확고하게 PC산업을 장악함으로써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한 해 PC 누적판매량은 3억4870만대로, 지난해 3억5280만대보다 1.2%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와 달리 2분기 기준 스마트패드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1.7% 늘었다. 아이서플라이는 윈도8와 관련기기 출시가 PC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IDC의 세계 PC시장 점유율에선 HP가 15.9%로 15.7%를 차지한 레노버를 근소하게 앞섰다. IDC 조사가 HP가 강세인 워크스테이션(전문가용 데스크톱)을 포함했지만 가트너 조사에서는 빠졌기 때문이다.
3분기 업체별 세계 PC시장 점유율
자료:가트너. PC와 미니노트북 포함. 스마트패드 불포함
3분기 업체별 세계 PC시장 점유율
자료:IDC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