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조용찬 기업은행 IT본부 부행장

중소기업금융 기반 성공적 차별화 모델을 구축한 기업은행. 기업은행이 대규모 차세대 IT프로젝트로 또 한 번의 변화를 모색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지난 30년 가까이 기업은행 IT를 고민해 온 조용찬 부행장이 있다. IT로 잔뼈가 굵은 조 부행장은 앞으로 진행할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 외에도 일상적인 금융 업무나 IT운영 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도약을 주도하는 조 부행장을 만났다.

“서비스 중심의 유연한 시스템을 구현해 스마트 한 금융거래를 선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오는 2014년 완료 예정인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조 부행장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권 중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지난 2004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프로덕트 팩토리` 개념을 도입,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다. 당시 고객 증대와 업무 효율화 등으로 상당한 효과를 봤다. 그러나 소매금융거래 급증과 업무 다양화로 시스템 복잡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최근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경쟁 은행과의 IT경쟁력 차이도 발생했다.

조 부행장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과 스마트 비즈니스를 선도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이 시스템은 서비스 중심의 허브 구조로 이뤄져 다차원 분석 및 실시간 기업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본격화 된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는 계정계, 정보계, 채널, 기반인프라 IT거버넌스 등 전 영역에서 7개 프로그램, 25개 과제로 진행한다.

7개 프로그램은 △스마트 채널 △마케팅 체계 구현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구현 △사용자 정보 활용 체계 개선 △계정계시스템 구조개선 △비즈 허브 구축 △포스트 차세대 기반 구축 △IT조직 역량 강화다. 현재 25개 프로젝트 중 12개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신용카드시스템·리스크데이터웨어하우스(RDW)·업무포털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조 부행장은 성공적인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 외에도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 무엇보다 IT본부와 현업·영업점 간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업 부서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 의뢰서를 개선하기로 했다. 조 부행장은 “개발 의뢰서를 표준화 하고 이에 대한 현업 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IT개발 실명제도 도입했다. 은행 IT에 관심이 많은 조준희 행장 지시로 처음 도입한 IT개발 실명제는 개발 요구부터 완료까지 관계자 모두를 실명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 부행장은 “많은 업무들이 전산화가 돼 있지만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IT개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영업점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이다. 영업점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영업시간 종료 후 진행하는 업무에 대해 IT기반으로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미 전자도표를 도입해 문서를 생산하지 않고서도 전자적으로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단말 환경을 사용자가 편리하게 개선하기도 했다. 올해도 IT본부 직원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 불편 사항을 파악해 140여건의 영업점 근무시간 효율화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있다.

조 부행장은 IT 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에도 관심이 많다. 은행 IT인력은 그 어떤 현업 인력보다도 최고의 금융인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조 부행장은 “정보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현업 업무 담당자보다 업무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며 “IT역량에 마케팅, 영업 능력을 더 해 최고 금융인으로 성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IT전문가 제도도 도입해 직급이 올라가더라도 IT전문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현재 부장급 3명과 팀장급 3명이 IT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조 부행장은 “오랜 IT경험을 갖고 있는 인력을 유용하게 활용, 은행과 직원 모두 손실이 되지 않도록 전문적인 업무와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IT운영리스크 예방도 적극 추진한다. 지난 7월에는 부장급 조직으로 `IT운영리스크관리팀`을 신설했다. IT본부 직할로 대부분의 IT작업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도출, 예방하는 일을 한다. 올해만도 130여 건의 패치 작업과 데이터베이스(DB) 편성 등에 있어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운영리스크를 예방하고 있다.

조 부행장은 CIO와 함께 기업은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도 맡고 있다. 조 부행장은 “정보보호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안사고 유형을 분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금융 거래시 발생되는 각종 이벤트나 로그 데이터를 분석, 보안 위협을 도출할 수 있는 원인을 찾아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보보호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5% 수준인 정보보호 인력 비율을 6%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외부 정보보호 전문 강사를 초청해 전 직원 대상 교육도 실시한다.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조 부행장이 최근 추진하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사무실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자투리 공간에 녹지를 구성하고 복도와 계단에 새소리가 나게 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조용찬 기업은행 IT본부 부행장은 1958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대전상업고등학교,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국대 대학원에서 경영정보학 석사를 받았다. 1975년 1월 중소기업에 입행해 정보관리실장, 약수동지점장, IT금융개발부장, 정보보호센터장을 거쳐 지난 7월 부행장으로 승진, IT본부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