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단상]`지식재산 강국의 꿈`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는 `지식 관련 무형자산(Knowledge-based Capital)`이 앞으로 OECD 국가의 투자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체 제조공장이 하나도 없는 애플이 세계 최대 IT업체가 되었고 검색서비스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구글의 무형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95%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를 말해 준다.

[IP단상]`지식재산 강국의 꿈`

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시발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압축 성장을 실현한 우리경제는 50년 후인 올 1월 `지식재산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로 견인된 우리 경제는 경공업 제품에서 이제는 첨단 기술제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성장했다. 우리 제조기지는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연구개발 거점도 글로벌화 되고 있다.

하지만 압축 성장은 대부분 선도자(First Mover)가 아닌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에 의한 것이었다. 우리 고유의 지식재산을 창출하기 보다는 선진기술을 흡수해 개량해 나가는 데에 중점을 둘 수밖에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첨단 산업 분야 진출을 확대해 나갈수록 선진국 기업과 특허 분쟁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D램을 본격적으로 수출 산업화하던 1986년,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특허장벽을 만났다. 당시 미국 레이건 행정부는 산업경쟁력 회복을 위해 친특허 정책을 추진했으며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선봉장 역할을 자임했다. 당시 막대한 특허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장벽을 넘어야 했던 우리 산업계는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지재입국` 전략으로 인해 두 번째 시련을 겪게 된다.

2004년에 빈발했던 한·일 기업간 PDP 특허분쟁은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의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식재산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 시련은 다행스럽게도 우리 기업의 높아진 특허 협상력으로 인하여 대부분 크로스 라이선스로 마무리 됐다.

그러나 최근 빈발하는 국제특허소송은 성격이 다르다. 국내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승자를 가리는 게임에 우리 산업계가 편입된 것이다. 일부 대기업은 그동안 많은 실전을 통해 특허 장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주력 기업으로 발돋움을 했다.

정작 문제는 대다수 중소·중견기업이다. 우리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는 데는 대기업이 중심적 역할을 했다. 이제 무역 2조달러의 길목에서 수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의 글로벌 특허경영 없이는 우리 경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언론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동참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다. 아울러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IP면 신설을 결정한 전자신문의 의지와 관심에 찬사를 보낸다.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mgpaik@ka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