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조사' 국민절반, 휴대폰 1년도 채 안쓴다...

한해에 국내에서 팔린 휴대전화가 인구의 절반인 2천500만개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절반이 1년에 한번꼴로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셈이다. 문제는 중고 단말기의 재활용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않아 자원 낭비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조해진(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U+) 등 이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사는 2010년 2천585만7천개, 2011년엔 2천673만3천개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1천244만6천대를 판매했다. 하반기 들어 이동통신 업계가 `보조금 대란`을 겪을 정도로 극심한 휴대전화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연말 총 판매량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는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새로 팔리는 단말기는 대부분 교체 수요로 분석된다. 새 단말기가 1개 팔릴 때마다 버려지는 단말기가 1개씩 생기는 구조다.

그러나 휴대전화가 재활용되는 비율은 저조하다. 조 의원실이 방통위의 휴대전화 재활용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판매량 대비 재활용 휴대전화 비율은 2010년 11.6%(재활용 2천996대), 2011년 5.8%(재활용 1천557대) 등 평균 8.7%에 그친다.

휴대전화 재활용은 중고 휴대전화를 임대폰을 사용하거나 해외에 수출하는 경우, 단말기에 장착된 물질을 재활용하거나 재판매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SK텔레콤의 재활용률이 2010년 12.6%, 2011년 8.9%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KT는 11.6%, 2.7%였고 LG유플러스는 8.8%, 3.9% 등으로 낮은 편이었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휴대전화 사용기간과 교체주기가 짧아 버려지는 휴대전화가 많다"며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휴대전화는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계통신비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레콘 애널리스틱스가 작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는 약 2년인 26.9개월로 일본 46.3개월, 이탈리아 51.5개월, 핀란드 74.5개월, 브라질 80.8개월보다 현격히 짧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는 22개월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교체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재활용할 수 있는 선불폰, 단말기 자급제, 알뜰폰 등 제도는 이미 마련돼 있지만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 아직 활성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이통사들의 보조금 영업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통사들은 매년 자체적으로 세운 휴대전화 판매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또는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보조금으로 휴대전화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다.

문방위 배재정(민주통합당) 의원도 최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이통사의 마케팅비 지출이 많을수록 새 휴대전화를 구매해 통신사를 이동하는 가입자가 증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