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기술부터 기업 경영에까지 두루 회자되는 용어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고 내부에서 개발한 기술은 외부에 개방해 신시장을 만드는 새로운 경영·기술(서비스) 혁신 방법을 말한다.
기술 간, 산업 간 화학적 결합으로 새로운 차원의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는 융합(convergence), 각종 콘텐츠나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을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만드는 `매시업(mash-up)` 등 일련의 융합 트렌드는 대부분 이 개방형 혁신을 이론적 토대로 삼는다.
기업이든 대학이나 연구소든 과거에는 내부 역량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 같은 폐쇄형 전략은 현재의 빠른 기술 변화와 시장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
최근엔 무엇보다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의 공급 경로가 많아졌다. 대기업,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 소수가 독점하던 기술 공급선이 벤처기업과 대학, 개인으로까지 다양해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은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아이디어를 공짜로 제공한다.
일례로 미국 P&G의 자체 개발 인력은 7500여명이다. 그런데 외부 협력 연구자가 50만명에 이른다. 이 50만명이 제공하는 아이디어와 신기술, 마케팅 방안이 P&G 경쟁력의 토대다.
특히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개방형 혁신은 하드웨어, SW, 통신, 정보, 엔터테인먼트 등 서로 다른 활동의 결합으로 사업에서 막대한 시너지를 낸다.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쇄신`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당마다 대선 승리의 조건으로 쇄신을 외치고,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상대 후보의 쇄신을 요구한다. 쇄신(renovation)은 재혁신(re-innovation)의 다른 이름이다. 개방형 혁신의 정의처럼 외부의 쇄신을 받아들이고 내부의 쇄신은 밖으로 드러내 또 다른 쇄신을 수용하는 `개방형 쇄신(open renovation)`은 어떨까.
임동식 전국취재 차장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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