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대명사 `레드햇`의 수장이 방한했다. 3년 만이다.
지난 3년동안 레드햇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올해 2월 종료된 2012년 매출액은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돌파했다. 오픈소스 SW 기업으론 처음이다. 설립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기자수첩]`레드햇` CEO의 형식적인 방문](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10/16/342635_20121016184446_707_0001.jpg)
승승장구하는 글로벌 `레드햇`의 위상만큼 국내서도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IT 업계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오픈소스가 핵심 근간 기술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레드햇도 지난 3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지사 설립 이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인력도 40명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내 SW 담당 기자들이 CEO 방한 간담회에 대거 모여들었다.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매가톤급 투자계획은 아니더라도 선물보따리를 내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올해가 지사 설립 10주년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은 단 1시간 만에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에 비해 레드햇 CEO의 발언에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담기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런 투자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기술지원센터 등의 설립 계획도 없고, 인력 확대 등의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형식적인 멘트가 전부였다. 국내 고객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한 파트너 프로그램도 없었다. 내년 목표 매출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한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은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것이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발표하는 데만 그쳤다.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기자로서는 `왜 왔나` 싶을 정도였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안된 듯 했다. 한국시장의 부진에 대해 `지사장의 잘못이다`고 농담삼아 답변했지만 레드햇 CEO로서 참으로 성의가 없어보였다.
삼성전자가 리눅스 관련 사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내용도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많은 기업들이 삼성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답변은 국내 시장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됐다.
글로벌 기업의 본사 CEO더러 투자하라고 윽박지를 순 없다. 하지만 레드햇은 다른 기업과 상황이 다르다.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려 하는 많은 국내 기업들을 앞에 놓고 절호의 사업기회를 놓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오픈(공개)`의 대명사답지 않은 행동임에 분명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