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삼성-애플 배심원 평결 신뢰 못해" 밝혀 미국 특허전 새국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8월 24일 미국 북부지방법원 배심원 평결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ITC는 삼성전자가 프랜드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고 판매금지 신청 자격이 있다는 유권해석까지 내렸다.

미 대통령 직속 독립기관이 이 같은 견해를 보이면서 12월 6일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평결불복법률심리(JMOL)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인 애플 승리로 논란이 됐던 배심원 평결에 미국 행정기관 방침이 나오면서 공정성과 유효성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6일 미국 법률전문사이트 그로크로(Groklaw)에 따르면 ITC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제기한 미국 내 애플 제품 수입 금지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지만 프랜드 조항에 대한 애플 주장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임스 길디 ITC 판사는 “삼성전자가 프랜드를 남용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애플의 이의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길디 판사는 “표준특허를 소지한 자는 ITC에 판매금지 신청을 할 수 있다”며 표준특허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판매금지 신청까지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길디 판사는 또 지난 8월 북부지법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려 주목된다. 길디 판사는 “왜곡된 결론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을 신뢰할 수 없다”며 “어떤 부분은 정말 잘못된 평결”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ITC의 이 같은 해석을 루시고 연방북부지방법원 판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식재산권 분석업체 테크아이피엠 이근호 대표는 “12월 6일 심리에서 삼성이 주장한 배심원장 과거 문제와 배상액 산정 과정 오류 등을 이유로 삼성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힘들 것”이라며 “판사가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 주지 않고 잘못된 재판을 선언해 다시 재판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판사가 절충안으로 배상액을 줄이거나 배상판결만 인정하고 판매금지에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