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데스크톱PC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중소기업청에 최종 추천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대가 극심하다. 오는 12월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됐다.
16일 관련 업계와 정부조달컴퓨터서비스협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는 데스크톱PC 등 200여개 제품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품목을 확정하고, 지난 15일 중소기업청에 해당 내용을 공식 추천했다. 이번에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는 품목은 2013년부터 3년간 대기업의 공공시장 납품이 금지된다.
추천 품목에 포함한 데스크톱PC는 올해 초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려다 1년 유예했던 품목이다. 데스크톱PC 지정 여부를 놓고 중기중앙회와 대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는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간 경쟁으로 국내 PC 산업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며 △고품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힘들어져 공공기관의 구매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 제품을 OEM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진입 차단을 반대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가 추천 품목에 데스크톱PC를 포함하면서 판단은 중기청으로 넘어갔다.
정부조달컴퓨터서비스협회와 중소기업들은 이번 제도를 통해 대기업의 시장 진입 전면 차단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논의 과정에서 대기업 진입을 일부 허용하는 등의 대안도 등장했으나 결국 전면 차단으로 의견 조율을 마쳤다.
협회와 중소기업들은 △CPU·그래픽카드 등 핵심 부품이 동일해 PC 규격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대기업과 중기 제품간 성능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대기업의 경우)공공시장에 납품하지 못해도 전체 PC 사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세계 PC 판매량 중 공공시장 물량은 0.2%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공공 데스크톱PC 시장에서 대기업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가격을 상당히 많이 떨어뜨려 중소 업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며 “이번에도 대기업 진입을 차단하지 못하면 전체 중소 PC 제조사들이 생존에 직격탄을 맞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청은 내달 부처 협의를 진행하고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중으로 중기간 경쟁제품을 최종 지정 공고할 계획이다. 지정 품목은 2013년 1월 1일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공공시장에서 대기업 진입이 제한된다.
중기간 경쟁 제품은 국내 직접 생산 중소기업이 10개 이상이며 공공기관의 연간 구매실적이 10억원 이상인 제품이어야 한다. 따라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외산 브랜드 제품도 진입이 제한된다. TG삼보의 경우 연내 중소기업 등록을 마치면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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