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지속 성장위해 중소벤처 M&A 지원 필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려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해야하고 이를 위한 선결요건이 법·제도 개선이란 주장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을 통한 대형 부티크 같은 성장자본 투자자 육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이 17일 중소벤처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이 17일 중소벤처기업 M&A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벤처투자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위한 금융활성화 콘퍼런스`에서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박 실장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선 중소·벤처기업의 기술개발과 경영 혁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데 자금과 경영 노하우 부족으로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조달 창구로 기업공개(IPO) 같은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문턱이 높아 어렵지만 M&A는 벤처캐피털(VC) 회수시장 활성화와 맞물려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M&A는 부동산, 사업장, 공장 등 기초 자산 매각 형태가 주류고 100억원 이하 건수가 대부분으로 통계 조차 잡히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중소 M&A 자문업을 영위하는 부티크들이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개선을 통한 모태펀드가 출자한 M&A 펀드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도 주문했다. M&A 펀드 투자 중 전략적 투자파트너를 포함해 20%의 지분을 확보하면 M&A로 인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이 많은 혁신형 벤처기업 기술의 잠재성이 M&A를 통해 극대화되도록 M&A 거래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과세특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전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비상장주식 유통 활성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이전 단계의 비상장주식 유통시장이 활성화돼 VC의 자본 회수와 재투자가 활기를 띠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중간유통시장인 세컨드 마켓과 셰어스포털 등을 사례로 들며 국내에도 이 같은 시장을 형성해 벤처 자본시장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VC의 존속기한이 일반적으로 7년인데 반해 VC 투자기업이 IPO까지 소요 시간이 15년이어서 8년이란 간극을 매울 회수 시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병권 중소기업청 벤처투자과장은 이와 관련 “국내에도 VC 간 정보교류의 장인 구주정보유통망이 최근 개편, 구축됐다”며 “활성화를 위해선 장외 거래를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