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애플과 손잡나? TV용 LCD 생산라인 스마트기기용 중소형으로 급전환

파나소닉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대폭 축소하고 자사 TV에 사용하는 패널 대부분을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에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LCD 패널을 생산하는 파나소닉 히메지 공장은 스마트패드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패널로 급속히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이 대형 LCD 패널 생산을 줄이고 스마트패드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패널을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줄이는 대신 LG디스플레이 등으로부터 패널 조달을 늘려 외부 조달 비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파나소닉 히메지 공장의 생산 비중은 LCD 패널과 중소형 패널이 거의 반반이다. 전환 계획은 내년 중반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매체 다이아몬드온라인은 파나소닉이 아예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할지도 모른다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패드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패널에만 전념하기 위해 공정을 바꾸고 있다는 것. 다만 타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LCD 패널은 계약에 따라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애플인사이더는 한발 더 나아가 파나소닉이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해 애플과 계약하길 원하며 상당 부문 진척이 됐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파나소닉 고위급 임원은 “아직 공식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애플에게 파나소닉 중소형 패널 샘플을 보냈다”며 “매우 만족해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파나소닉 TV부문은 수년 동안 적자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CD TV 판매량은 올해 1300만대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플라즈마 TV 생산량은 1250만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핵심 부품인 패널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런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파나소닉은 채권은행 4곳으로부터 총 6000억엔의 한도 대출을 받았다. 올해 일본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은 액수 중 최대 규모다. 2011 회계연도에 7000억엔 이상의 순손실을 입은 파나소닉은 지난 6월까지인 2012회계연도 1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