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국감, 대기업 특혜 연이어 질책

올 겨울 전력수급에 차질이 예상돼 지난해 9·15 정전사태와 같은 `블랙아웃`이 재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력거래소는 발전사가 전력생산을 하지 않아도 지원해 주는 용량정산금을 지난 3년간 9000억원 이상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금의 전력산업구조는 대기업만 배불리는 그들만의 블루오션이라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전력공사에서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전력그룹사 국정감사는 동절기 수급대책과 대기업 편향적인 전력시장제도 등에 대한 문제가 집중 질의됐다. 이날 지식경제위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과 일부 기업에게만 몰리는 절전 지원금이 사실상 국민의 희생을 담보한 대기업 특혜로 규정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오영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동절기 최대피크 전력수요는 8018만㎾로 예상되나 최대공급량은 8213만㎾에 불과해 전력예비율이 최대 200만㎾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은 “올해에만 원전 고장 7회, 하루에 2기의 원전이 동시에 고장난 경우도 15회나 발생했기 때문에 동절기 예방정비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정전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사용량 급증 시 수요관리를 위해 기업들에게 절전을 요청하고 지원금을 주는 수요관리비용은 올해 지출이 급증하면서 과도지출과 일부기업 특혜 문제가 제기됐다.

홍의락 의원(민주당)은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전력사용량이 대기업들 때문에 높아지고 있는데, 오히려 지원금을 주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채익 의원(새누리당)은 “절전지원금이 대부분 철강·시멘트 관련 회사에 지불되고 있고 일부 기업은 전기요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원금으로 받고 있다”며 “절전지원금 재원인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경태 의원(민주당)도 올해 4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절전지원금 지출 중 90% 이상이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에 발전소가 입찰만 하면 지원해주는 용량정산금이 매년 3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력을 생산하지도 않았는데 지원받은 자금이 지난 3년간 9043억원으로 조사돼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박완주 의원(민주당)은 “용량정산금이 지난 2010년 3조9000억원, 2011년 4조1000억원에 달하고 올 8월까지 3조원이 넘었다”며 “지난 9·15 정전사태 당시에도 엉터리 모니터링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국전력은 올해 2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이 거부되자 전기요금인가제도와 관련한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제소 가능성까지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액주주 손해배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의 전기요금 인상안 인가 권한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지적이다.

이현재 의원(새누리당)은 “한전이 법률자문을 받은 목적은 ISD 소송 가능성을 이유로 지경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액주주 소송을 면피하기 위해 대주주인 정부의 재량권을 뒤흔들기 위해 법적 검토를 의뢰한 것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석·조정형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