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곽승준 강원택의 미래 토크](https://img.etnews.com/photonews/1210/343061_20121018103453_054_0001.jpg)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나눈 `미래 토크`를 책 한 권에 담았다. 두 저자가 펼쳐보인 현실 인식은 정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곽 위원장이 현 정권에 몸담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진보적으로 평가될만한 견해가 많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자본주의5.0`을 논한 부분이다. 저자들은 `경제민주화=자본주의5.0`이라고 선언한다. 경제민주화가 여권에서 광범위한 비판에 직면한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고백이다. 경제민주화를 굳이 어렵게 정의하지 않는다.
“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퍼져 나갈 경제 사회 구조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의 성장은 국가 경제 목표가 될 수 없다.”
청년실업 문제를 개인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진단한 점도 눈에 띈다. 책에서는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의 대사 한 대목이 언급된다.
“우리나라 애들은 참 착해요. 프랑스 애들은 일자리 안 준다고 막 폭동 일으키고 난리던데, 우리는 다 지들 탓인 줄 알아요.”
대통령을 포함해 여권 인사들이 `왜 도전하지 않느냐`며 청년 실업자들을 낙오자 취급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발전한 모습이다.
요즘 젊은 세대는 지나치게 이념을 내세우는 정치인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는 대몫도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국민의 삶 속으로 굴러가야 한다”고 실용을 강조한 대목에선 비장함도 느껴진다.
그러나 적절한 현실인식에 비해 해결책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저자들은 해답으로 `하이브리드 신인류`를 내세운다.
하이브리드 신인류란 기능이 `짬뽕`된 하이브리드 IT기기처럼 부자와 빈자, 진보와 보수, 경쟁과 복지처럼 언뜻 반대되는 것 같은 가치를 한 몸에 가진 `잡종 세대`다. 기존의 낡은 가치를 거부하고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이념에 함몰되고 양극화에 찢어진 정치와 경제를 치유할 희망으로 제시된다.
하이브리드 IT기기와 실용을 접목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저자들이 스스로 지적했듯 한국에서 이념 대신 실용에 눈뜬 세대가 나타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외부 충격 때문이다.
`실용`은 치열한 생존경쟁의 한복판에서 배운 삶의 방편이지 하이브리드 IT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어쨌든 실용에의 강조가 대선을 앞둔 지금 얼만큼 설득력을 가질지 지켜볼 일이다.
곽승준, 강원택 지음. 21세기북스 지음. 1만5000원.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