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촉매 히메지제작소 폭발 사고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여파가 LCD 업계에 확산됐다. 일본촉매 원재료 생산 차질로 당장 편광필름·컬러필터 등 LCD 자재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파급 효과가 LCD 패널 업계에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일본촉매 히메지제작소의 기저귀 고흡착성 소재(SAP)용 아크릴산 제조 설비에 폭발 사고가 발생했으며 최근 일본 소방당국이 인근 LCD 소재 공장까지 폐쇄했다.
일본촉매는 LCD용 각종 필름에 들어가는 바인더(점착제) 시장에 독보적인 기업이다. 바인더는 필름에 각종 소재와 안료를 안착하는 데 들어가는 원재료다. 특히 편광판의 보호필름 접착 면이나 컬러필터의 컬러레지스터 안착용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바인더 생산 라인은 폭발 사고 공장과 200m가량 떨어졌지만 화학 공장인 만큼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 조치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촉매의 바인더 1차 수요자는 제일모직·동우화인켐·LG화학·니토덴코 등 LCD 소재 업체다. 이들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은 일본 히메지제작소로 총출동해 일본촉매 재고 확보에 매달렸다.
일본촉매 공장 재가동에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6개월치 이상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1차 수요 기업들은 소재의 특성상 2~3개월 이상 재고는 유지해 당장 생산 차질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쇼와덴코 등 다른 원재료 기업들로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이원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새로운 원재료를 개발해야 하고, 테스트와 고객사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이 최소 몇 달 걸리는데다 다른 원재료 공급사로부터 물량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이 시장에서 일본촉매가 독보적인 입지여서 다른 기업이 그만한 물량을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필름·컬러필터 업계에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LCD 패널 시장에도 생산 차질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르면 연말부터 LCD 패널 업계에 영향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재 업체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재고 보유분으로 한두 달은 문제없이 버틸 것”이라며 “다른 공급사로부터 물량을 얼마나 할당받을 수 있을지, 또 원재료 대체가 가능할지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급처를 이원화했다고 해도 가격 협상용이 대부분이고 한 모델에 두 회사 원재료를 모두 사용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며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이원화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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