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13>스마트 융합통신 인프라

ETRI 차세대통신연구부문 소장 김봉태(bkim@etri.re.kr)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서 산다. 우리나라는 인구 91%에 해당하는 4600만명이 도시에서 거주한다. 도시화의 주 무대가 구미 지역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가면서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가 속속 새로 생겨나고 있다. 도시 인프라는 스마트시티, 스마트그리드, ITS 등 IT를 적용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미래형 인프라를 지향한다. 도시에 사람과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범죄율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도 따른다. 고도화된 인프라는 도시 IT의존성을 높여 문제가 발생하면 도시기능 마비로 연결된다. 도시화는 결국 안전과 안심의 문제를 필연적으로 야기하고 이의 해소 대책을 요구한다.

[미래 네트워크, 미래 인터넷]<13>스마트 융합통신 인프라

미래형 도시 인프라의 핵심 키워드는 `지능화`다. 도시 인프라 지능화를 완성할 통신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때에는 최소한 다음 세 가지 ICT 추세변화 의미를 해석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첫째, 정보생산의 주체가 사물로 바뀐다. 그동안 정보 생산 주체는 사람이었다. 앞으로는 사물이 데이터 생산의 주체가 될 것이다. 현재 보안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CCTV는 아파트, 업무용 건물 사설 CCTV, 경찰청과 지자체의 옥외 CCTV, 시내버스와 승용차 블랙박스 등 국내에만 100만대 이상이 운용되면서 24시간 영상을 생산하고 있다. RFID 태그를 통해 물건 판매와 재고 정보가 연동되어 자동으로 처리되고 자동차나 택배 물품 움직임 그 자체도 정보가 된다. 이렇게 해서 정보 생산자 수가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로 증가할 것이다.

둘째, 단위 정보량이 많아진다. 영상정보 시대가 되면서 용량이 큰 정보가 빈번히 생산되고 교환된다. 다양한 압축 기술이 사용된다고 해도, 영상정보는 음성정보에 비해 용량이 수백 배나 크다. 문자정보와 비교하면 수천 배 많은 양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IT분야의 기술혁신으로 용량이 큰 데이터를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고 전송하고 활용하거나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형태 변화와 디바이스 수 증가 추세를 보면 다가오는 정보사회에서는 생산될 데이터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이다.

셋째, 정보 교환이 더 빈번해진다. 과거에는 대부분 정보가 가정 혹은 사무실에서 사용되고 보관돼 왔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하고 24시간 내내 정보를 생산하고 교환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공유가 많아지고 소비경로가 길어지면서 유통되는 정보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가오는 정보 사회를 그래서 `정보폭발의 시대`라 한다. 앞으로는 정돈되지 않고 구조화되지 않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해 진다. 예를 들면 CCTV를 통해 특별히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수배자를 자동으로 인지해 경보를 주거나 동영상 검색, 음성정보 검색 등이다. 도시가 지능화할수록 축적되는 데이터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2015년 국내 모바일 인터넷 총 예상 트래픽은 3G와 LTE 전체 수용 용량 3배를 초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요에 대한 공급 과부족으로 야기될 엄청난 기회 비용을 생각하면 대안 마련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인구 90%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무선인터넷 트래픽의 70% 이상이 건물 내에서 발생한다는 NTT도코모의 관찰을 기반으로 새로운 해법의 실마리를 끌어 낼 수 있다.결국, 사람과 건물이 많은 도시 통신 인프라의 설계에 관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폭증하는 무선트래픽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 원가 부담을 크게 낮추는 혁신적 기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핵심은 근거리 무선 데이터의 효과적 수용에 초점을 맞추면서 유선 인터넷의 확장성과 개방성과 무선의 편의성을 융합하는 것이다. 3G와 LTE 셀룰러 이동통신망의 폐쇄적이고 복잡한 그래서 고비용인 네트워크 구조로부터 올(All) IP 방식의 저비용 구조로 전환이 해법이다. 마땅한 다른 대안이 없으면 IP기반의 유무선 융합통신 기술 개발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