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117> 극딜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특정 대상을 공격해 피해를 극대화하는 행위.

자신의 상황이나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만 온 힘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정도가 더할 수 없을 만큼 막다른 지경`을 뜻하는 한자 `극(極)`과 게임에서 몬스터에게 타격을 주는 것을 말하는 `대미지 딜링`의 합성어다.

`대미지 딜러` 혹은 `딜러`는 온라인게임에서 몬스터 등 적에게 타격을 가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캐릭터다.

즉 극딜은 극도로 `딜링`을 한다는 뜻이다. 강한 적을 맞아 아껴둔 모든 에너지와 기술을 집중적으로 쏟아 총공세를 퍼붓는다는 의미다. 모든 것을 건 공격이기에 실패하면 당연히 본인이 받는 타격은 더 크다.

게임에서 상대에게 매우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캐릭터 혹은 그 기술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극딜 캐릭터는 방어력이 약하거나 공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 한정돼 있는 등 활동에 제약이 걸릴 때가 많다.

온라인게임에서 주로 쓰이던 이 용어는 최근 일상에서도 누군가를 집중 공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이 여론 몰이를 위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에 자신들의 주장을 퍼 나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의 신상을 털기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을 극딜한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편에선 전 정권의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다른 편에선 여당 후보의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상대편에 극딜을 가하고 있다. 후보 간 단일화 논란이 마무리되고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상대방에 대한 극딜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이머들은 여성가족부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와 스마트폰 게임 규제 등으로 극딜하고 있다며 한탄한다. 삼성과 애플은 특허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모든 자원을 모아 총력전을 펼치며 극딜 중이다.

*생활 속 한마디

A:실장님이 왜 요새 70인조 이상 대형 걸그룹을 연이어 데뷔시키는 거죠?

B:최근 신인 가수를 데뷔시킨 경쟁사를 누르기 위해 극딜하는 겁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