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자체적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당 기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재를 촉구한 미 하원 정보위원회의 발표와 상충된다.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각) 백악관이 화웨이의 간첩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총 18개월간 조사했으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 과정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해커의 공격에 취약해 보안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화웨이 장비에서 발견된 보안 취약점이 고의적으로 설치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조사는 올해 초에 끝났기 때문에 이후에 새로운 활동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보안 취약점들이 어떤 의도와 연결돼 사용됐을 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백악관은 이번 조사에서 정보기관과 다른 부서의 도움을 받아 의심스러운 활동 보고를 샅샅이 뒤졌으며, 1000명이 넘는 통신장비 구매자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 일각에서는 화웨이 스파이 활동을 증거를 원했다”며 “만약 그런 활동이 있었다면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측의 미국 대변인 빌 플러머는 이날 “화웨이는 320억달러 규모의 다국적 기업으로 어떤 정부 혹은 집단을 위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유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