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보화 성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전자정부 시스템이다. 강남구청은 전자정부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해외 강의 요청은 물론이고 한국 전자정부 시스템을 배우러 오는 해외 연수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제조 분야에서는 우리가 열심히 벤치마킹하던 일본 지자체도 대한민국 전자정부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전자정부 수출 규모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8일에는 세계 50개국 전자정부 전문가가 모인 `전자정부 글로벌 포럼 2012`가 열렸다. 국내에서 전자정부 관련 글로벌 포럼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연합(UN) 전자정부평가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다.
세계적인 비영리 민간단체인 브루킹연구소도 UN에 이어 이날 포럼에서 한국을 전자정부 성과 세계 1위로 꼽았다. 세계 각국 전자정부 성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74.9%로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대만·미국·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에 높은 점수를 준 이유로 기술사용 수준이 높고 전자정부를 기반으로 국민과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것을 꼽았다. 국민이 정부의 서비스만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자정부를 전자민주화에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하지만 자만해서는 안 된다. 전자정부가 편리한 만큼 부작용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파일 등록 건수가 343억건에 이르렀지만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오남용 사례도 늘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기관의 민간사찰로 확대될 수 있다. 빅브러더 대한민국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지금은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대한민국 전자정부를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언제 전자정부 후진국으로 떨어질지 모른다. 정보기술(IT)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방심하는 순간 뒤처질 수 있다. 어느 분야든 앞서가는 사람은 뒤쫓는 사람보다 배 이상의 에너지를 써야 따라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