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어쩔수 없나…글로벌 IT 기업에 드리운 '먹구름'

글로벌 IT기업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 야후 등 인터넷 기업은 물론, 인텔 등 제조사까지 경기 불황에 3분기 실적 성적표가 크게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조차 장담할 수 없다`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 중이다. 다만 버라이즌, AT&T 등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율이 낮아진 데 힘입어 호실적을 보였다.

구글이 19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순익은 21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1% 감소했다.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비용을 감안해도 시장 추정치보다 크게 낮다. 게다가 구글 모바일 광고 단가가 3분기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순익이 22%나 급감한 44억7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윈도 운용체계(OS)를 탑재한 PC 판매가 부진한데다 신제품인 `윈도8`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 시기를 늦춘 것도 원인이다. 23일 실적발표 예정인 야후 역시 순익 하락이 당연시되고 있다.

인텔은 순익이 2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했다. 매출액도 줄어들었다. 3년만의 하락세다. 계속된 PC 경기 침체가 원인이다. IBM은 모든 사업부의 매출이 감소했다. 하드웨어 사업 매출이 가장 급격하게 떨어져 13% 줄면서 탄탄했던 소프트웨어 매출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AMD는 순익 부문에서 1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데다 1800만명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져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체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애플 역시 호실적을 답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25일 실적발표에 앞서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아이폰5`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애널들이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아이폰이 나온 2007년 이래로 처음이다.

그나마 버라이즌, AT&T 등 이동통신업체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무선사업 부문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보조금 지급율이 낮아진 것도 이유다. 버라이즌은 지난해보다 순익이 21.2% 증가한 43억 달러를 기록했다.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AT&T 역시 기대감이 크다.

이쿼티리서치의 트립 츠드리 애널리스트는 “3분기 기술주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거시적인 환경이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스크 리버럴의 조시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어닝 서프라이즈는 고사하고 일부는 HP처럼 상당히 심각하다”며 “애플 역시 호실적을 답보할 수 없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3분기 IT기업 실적(순이익)과 증감율 (단위: 달러)


(출처: 각 사. 실적 발표 업체만 포함, 예상치는 뺌)

애플도 어쩔수 없나…글로벌 IT 기업에 드리운 '먹구름'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