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일자리 창출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간 TV토론에서도 이 부분이 쟁점이 됐다.
사회자가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 아이폰 등이 값싼 노동력 등의 이유로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 기업의 제조분야를 미국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달라"고 지적했다.
롬니 후보는 이에 대해 중국을 압박해 환율조작을 더는 못하게 하고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5%로 낮추는 등 세금 감면으로 기업가들이 미국을 선호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좀 더 솔직하게 "저임금, 저숙련 일자리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CNN머니는 이에 대해 애플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오바마의 지적이 맞다고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수천명의 직원을 채용한 상태이고 애플을 위해 일하는 납품업체 노동자 수는 70만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임금 수준,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도저히 미국 노동자들이 이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CNN머니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애플의 납품업체인 팍스콘에서 일하는 기기 조립공의 경우 월 급여가 400달러, 하루 18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미국민이 아이폰을 조립할 때 기기당 65∼100달러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 되는 것으로 추산, 이 부분 때문이라면 꼭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주장을 펴기도 한다.
애플이 아이폰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는 만큼 이익을 줄이거나 기기 가격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애플의 제조분야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임금보다 `속도`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팍스콘 등 중국 제조업체 노동자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 늘 필요한 시점에 투입될 준비가 돼 있는데다 미국민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노동강도와 시간을 견뎌낸다는 것.
이 시스템은 애플 등 IT기업들에 원하는 시점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효율성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또 주요 부품업체들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최종 양산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디자인이나 기능에 변화를 줄 기회까지 제공해 준다는 게 CNN머니의 설명이다.
게다가 정치인들은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미국보다 중국에 오히려 숙련된 엔지니어가 더 많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2010년 10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에는 채용할 수 있는 사람(숙련된 엔지니어)이 별로 많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인도 올해 5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 제품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없으냐`는 질문에 "교육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애플도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쿡의 언급은 조금이나마 희망이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의 전임자인 잡스는 오바마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아예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