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은 다람쥐 모습?

고생물 기록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원시적인 영장류의 화석 분석 결과 이 동물은 나무를 타고 열매를 먹는 생활을 했으며 재빠른 다람쥐 같은 모습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디스커버리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몬태나주 퍼거토리 힐에서 발견된 6천600만~6천500만년 전 영장류 퍼거토리어스(Purgatorius)의 부분 화석을 분석한 결과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고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이전까지 발견된 퍼거토리어스의 화석은 치아뿐이었는데 연구진이 발견한 새 화석은 발목뼈를 비롯, 머리 아랫부분으로서는 최초의 것이다.

연구진은 "발목뼈를 보면 퍼거토리어스는 오늘날 나무에서 사는 영장류와 같은 고도로 유연한 관절을 가졌다. 이런 유연성 덕분에 퍼거토리어스는 나무 둥치나 가지에 따라 발을 여러 방향으로 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 동물은 많은 현생 영장류들에서 볼 수 있는 도약과 관련된 늘어난 발목을 갖고 있진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런 특수한 발목뼈가 초기 영장류의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새 화석은 `영장류 진화의 첫 1천만년은 개화식물에서 일어난 강력한 다양화와 시기적으로 일치했고 이들은 매우 초기에 나무가지를 타고 열매 등 나무의 산물을 모으는 등 능력이 생겼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가토리어스는 조류를 제외한 공룡의 멸종 직후인 팔레오세에 살았다. 이 시기는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동물이 지배한 시기이다.

새로 발견된 뼈를 근거로 추정하면 퍼가토리어스는 몸무게 약 37g로 몸집이 현생 영장류 중 가장 작은 마다가스카르 쥐여우원숭이만 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 동물이 갈색 털에 북실북실한 꼬리를 가졌고 전체적으로 비교적 화석이 많이 남아있는 초기 영장류 드리오모미스와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퍼가토리어스는 치관(齒冠)이 짧은 어금니를 비롯, 많은 치아를 갖고 있었으며 이들 치아는 열매를 먹는데 적합하도록 특화했다.

수상(樹上)생활은 이 동물을 비롯, 다른 영장류들의 생활에 적합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존 영장류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수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퍼가토리어스 이후 등장한 사람의 조상은 약 6천만년 전 나무에서 내려와 희귀한 예외로 꼽힌다.

연구진은 "파가토리어스 등 비슷한 영장류들은 큰 갈고리발톱과 털이 많은 꼬리 를 가진 다람쥐 같은 수상 동물이었을 것"이라면서 이들 동물은 나무두더지, 가죽날개원숭이 등과 함께 모두 영장류의 친척이지만 이 가운데 누가 가장 가까운지는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전자 분석으로 현존하는 영장류 사이의 관계를 밝힐 수는 있지만 화석 밖에 없는 퍼가토리어스 같은 초기 동물에는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