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개점휴업…전기차 산업에 무슨 일이?

LG화학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이 대선 쟁점으로까지 부각되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산업의 전반적 침체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등장했던 미국 전기자동차 업계가 경쟁력 부족으로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2010년 7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구본무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0년 7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구본무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LG화학의 미시건주 홀랜드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은 사실상 가동중단 상태다. LG화학은 이곳에서 지난해 10만여개의 배터리를 시험 생산했으나 12월 생산을 중단한 뒤 생산품을 재활용 센터로 보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너럴모터스(GM) 전기자동차인 `볼트` 등에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판로가 막혔다는 분석이다. LG화학 측은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해 유명세를 탔으며 연방정부로부터 1억3000만달러 현금 지원을 받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각)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전기차용 배터리 전문업체 A123시스템스가 파산했다. 이 업체는 오바마 정부로부터 2억49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이 업체 역시 전기차 업체 피스커 오토모티브가 지난해 10월 배터리 주문을 대폭 줄이면서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오바마 정부는 50억달러를 투자해 2015년까지 미국에서만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했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고작 5만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올해 4만대를 팔겠다던 GM 전기차 `볼트`는 1만6000여대가 팔렸을 뿐이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는 가격과 기능 측면에서 소비자를 설득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닛산 `리프`가 3만6000달러, 포드 `포커스 EV`가 3만9000달러, GM 볼트가 3만9000달러 정도로 이는 럭셔리 세단 BMW 328i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 보조금 7500달러를 받아도 턱없이 비싸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닛산 리프는 73마일(117㎞)마다 충전을 해야 하는 등 일반 차량에 못 미치는 전기차 성능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렛 스미스 미시건 자동차연구센터 연구원은 “전기자동차는 수익모델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