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원회(EC)가 UPS의 52억유로(7조4800억원) 규모 TNT 인수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특송업체인 미국 UPS는 지난 3월 세계 4위이자 유럽 1위인 네덜란드 TNT특송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럽 시장 독점을 우려한 EC가 결국 인수 승인을 거부함에 따라 UPS의 TNT 인수는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난 여름 호아킨 알무니아 EC경쟁위원장이 두 회사 합병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이후 승인이 거부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C의 승인 거부에 대해 UPS와 TNT는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EC의 승인 거부는 일상적인 일(normal step)”이라며 “유럽에는 많은 특송업체가 있어 충분한 경쟁이 확보되고 있으며 이번 합병은 오히려 경쟁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수 주 안에 EC에 재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내년 초 승인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일부 자산을 매각해 독점 우려를 해소해야 인수 승인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 회사에 의한 유럽 항공운송업체 소유를 금지한 EU 항공법에 따라 TNT가 항공부문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UPS와 TNT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530억달러, 72억5000만유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