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미래다]대만 장수 강소기업 비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창업천국`으로 불리는 대만엔 장수 강소기업이 많다. 기업도 영속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부도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창업 육성과 함께 기업 성장을 돕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대만 장수기업 공통점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꼽을 수 있다. 1918년 설립된 타텅그룹 린치아틴 최고전략책임가(CSO)는 “`아메바`처럼 회사도 지속적으로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것을 회사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전 직원이 혁신에 동참하도록 독려했다고 전했다.

테코그룹 본사와 테코그룹이 정부와 공동으로 세운 남강소프트웨어파크 전경
테코그룹 본사와 테코그룹이 정부와 공동으로 세운 남강소프트웨어파크 전경

왕진보 대만중소기업총회 비서장도 중소 장수기업 비결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친다”며 “회사에서도 이들 기업이 새로운 변화에 순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1934년 설립된 이메이도 평범한 식품회사에서 이제는 첨단 과학회사로 탈바꿈했다. 니협리 이메이 이사는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며 “우리 회사가 100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혁신을 빼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혁신 일환으로 회사는 `환경보호`에 적극 나선다. 회사 안에는 높은 나무가 우거진 정원이 조성돼 있으며, 전기는 자발적 발전으로 충당한다. 기존 관념을 깬 혁신적인 식품으로 회사 규모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장수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가업 승계다. 자칫 능력 없는 후세대 인물이 가업을 승계했다가는 회사 운명이 다할 수도 있다. 장수기업이 많은 대만에서는 이에 대해 매우 철저하다. 1956년 설립된 테코그룹 후앙유진 사장은 “창업자의 아들, 손자가 쉽게 경영권을 잡지는 못한다. 회사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며 “경영자의 기본 자질로 동남아 시장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직원과 동일한 경쟁을 펼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고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를 수 있다. 후앙 사장은 “이해할 수 없는 조건으로 테코그룹 입사를 거절당한 적이 있다”며 “할아버지·아버지 모두 회장을 역임했는데도 저는 과거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입사하지 못할 뻔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지속경영 기업일수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쌓은 명성을 한 순간에 날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메이는 환경·예술·교육·체육 4개 분야 기금을 조성해 사회에 기여한다. 니협리 이사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꼭 보답을 받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고객이 우리의 좋은 모습을 보니 우리를 더 인정한다”고 말했다.

성공해도 검소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꼽았다. 린치틴 타텅그룹 CSO는 “많은 사람이 1원 동전을 보면 줍지 않는데 우리 회사는 1원이라도 아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직원에게 강조한다”며 “그런 정신은 회사가 지속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