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카드로 카드업계 기존판도 `흔들`

후발 소형 카드사인 하나SK카드가 모바일카드 시장을 석권하면서 카드업계 판도를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카드 급성장세가 확인되면서 대형 카드사들이 좌불안석이다. 하나SK카드의 속도전에 경쟁 카드사들도 대반격을 모색하고 나섰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카드 발급 50만장을 돌파했다. 하나SK카드 모바일카드 매출은 매달 30% 이상 늘어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3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0%나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모바일카드 매출은 지난 2분기 대비 300% 늘었다. 다음달에는 월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SK카드의 모바일카드 사업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고객에 집중됐고 최근 KT 고객까지 발급이 확대되면서 현재보다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SK카드 성공은 선제 도입, 다양한 상품, 급속한 보급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클럽SK카드, 메가캐시백2 체크카드 등 모바일카드 발급이 가능한 140여종의 신용·체크카드를 갖고 있다. 선불형 모바일카드인 `하나SK 모바일 선불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모바일카드 가맹점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이어 최근 현대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벅스 등 유명 가맹점에서도 모바일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M(모바일)커머스`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200여개 모바일 쇼핑몰에서 `하나SK 모바일카드`로 비밀번호 하나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하나SK 전용 모바일카드 쇼핑몰을 연내에 열어 모바일 쇼핑, 서점, 백화점, 티켓, 마트, 소셜커머스 등 카테고리별로 통합 운영해 손바닥 안에서 모든 결제를 처리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꼴찌인 하나SK카드가 신시장인 모바일카드에 확고한 우위를 점하자 대형 카드사에 비상이 걸렸다.

플라스틱 카드로 시장을 석권해온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사업팀을 꾸려 마케팅에 나서 지난달까지 30여만장을 발급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LG유플러스와 모바일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모바일카드 활성화, 모바일커머스 시장 공략, 공동 마케팅플랫폼 사업 등을 서두르고 있다.

비씨카드는 하나SK카드 최고경영자로 모바일카드 사업을 주도했던 이강태 씨를 사장으로 영입하고서 모바일카드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카드는 공과금을 스마트폰으로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구서를 받으면 대금납부를 위해 별도로 계좌이체 없이 청구서에 찍힌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읽어 대금을 바로 낼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굿데이카드, 혜담카드 등 100여종의 카드를 모바일카드로 발급해주고 있다. 내달 중으로는 모바일카드를 모바일안심결제(ISP)서비스와 연계해 스마트폰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제한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확대했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SK카드의 공격적인 모바일카드 사업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모바일 카드가 생각보다 빨리 정착될 것으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