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 시기를 내년으로 늦췄다. 그 대신 당장 수요가 늘어나는 일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능력을 늘린다. 기술 성숙도가 미진한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목표이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연내 양산 계획을 내년으로 미룬 반면 시생산 라인까지 활용하는 일반(Rigid타입) 유리 공정 AM OLED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 성과가 저조한 탓에 스마트폰용 중소형 AM OLED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일반 AM OLED 생산 능력은 한 달 5.5세대(1300×15005㎜) 유리기판 5만6000장을 생산할 규모다. 여기에 월 8000장 규모의 파일럿 라인까지 일반 AM OLED를 생산하면 총 6만4000장으로 늘어난다.
파일럿 라인은 유리와 플라스틱 기판 모두를 생산할 설비를 갖췄다. 삼성은 파일럿 라인 일부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면서 일반 AM OLED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첫 제품인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언브레이커블)를 내달 초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깨지지 않으면서 두께가 얇은 AM OLED를 스마트폰용으로 내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넣을 만큼 대량 생산하기에 플라스틱 기판의 균일도와 봉지 공정 양산성이 뒷받침되지 못했다고 판단, 양산 시기를 늦췄다. 플라스틱 기판은 유리기판에 폴리이미드(PI)를 입힌 후 유리만을 떼어내 생산해야 한다. 떼어낼 때 기판 균일도를 유지하기 힘든 데다 박막 봉지(Thin Film Encapsulation) 공정에 소요되는 시간도 너무 길다.
일반 AM OLED 수요는 급증했다. 갤럭시S3 등 AM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덕이다. 게다가 화면도 점점 커져 삼성디스플레이는 공장을 풀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A2 공장 내 2만4000장 규모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용 라인도 개조해 일반 AM OLED 생산을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라인을 전환하면 일반 AM OLED는 3만2000장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수 있다. 플렉시블 라인은 마스크 공정이 일반 공정보다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월 5만6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이 9만6000장까지 늘어난다. 이 안을 현실화할 경우 준공 일정을 늦춘 5.5세대 신공장(A3)에 본격적인 플렉시블 양산라인이 들어서고 A2는 일반 AM OLED 전용 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 일정이나 AM OLED 생산 능력 확충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확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
문보경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