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계, 우울한 그리드패리티 '눈앞'

태양광업계가 우울한 그리드패리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드패리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화력발전 단가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단가가 동일해지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경제성이 확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 총 설치비용이 와트당 1달러대로 하락했다. 태양광발전소 설립에 들어가는 모듈, 인버터 및 시공비용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 와트당 1달러대로 진입했다는 것은 일조량이 우수한 지역에서는 그리드패리티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발전소 설치비용은 와트당 약 1.7달러~1.9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 아프리카 북부 등 하루 평균 6~7시간의 일조량을 자랑하는 선벨트 지역에서는 현재 제품 가격으로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소 비용은 불과 2~3년전만해도 와트당 3~4달러대를 유지했지만 계속된 불황으로 태양광 벨류체인별 제품판매 가격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달러대에 진입했다.

우리나라 평균 일조량은 3.6시간으로 발전소 총 설치비용이 1달러로 떨어지면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이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전기를 생산할 때 보다 높게 된다. 이럴 경우 3㎾급 가정용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현재의 30% 수준인 약 330만원에 불과하다.

그리드패리티 달성은 태양광 시장 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탄이지만 업계는 현 상황을 반기지 못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재고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업계가 마이너스를 내며 만들어낸 원치 않은 그리드패리티이기 때문이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결정질 태양광 모듈 가격은 와트당 최저 0.55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제품 가격은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또한 실제 거래가격은 ㎏당 16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 업계 생산원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안형근 건국대교수는 “역설적으로 태양광업계가 안정적인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판가에서도 이윤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며 “적어도 폴리실리콘 생산원가가 ㎏당 15달러 이하가 됐을 때 전 밸류체인 가격이 그리드패리티 달성에 적합한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