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value)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는 의사결정의 기준이자 행동 규범이다. 포르셰 자동차의 디자인 슬로건은 `바꿔라. 그러나 바꾸지 마라(Change it. But don`t change it)`이다. 바꾸라고 해놓고 바로 바꾸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는 논리적 모순처럼 보인다.
포르셰 자동차는 변함없이 변화를 추진해왔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왔지만 포르셰 자동차의 디자인 철학과 근본은 바꾸지 않고 모든 것을 꾸준히 바꿔왔다. 변화를 시도해왔지만 변화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변화야말로 포르셰 자동차가 추구하는 변화 철학이다.
살아가면서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보자.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기준이 필요하다. 이런 의사결정 기준이 바로 가치다. 가치가 없으면 가치판단을 할 수 없다.
가치는 개인의 의사결정 기준이자 행동 규범이기도 하지만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는 공동체 구성원이면 누구나 다 지켜야 하는 일종의 헌법이다.
그래서 `가치`는 `같이(together)` 공유하기 위해 존재한다. 공유되지 않는 가치, 선언만 해놓고 가치대로 실천하지 않고 지키지 않는 가치,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해도 묵인하거나 방관하는 가치는 무용지물이다.
`같이`에 해당하는 영어는 `투게더(together)`다. `together`는 `to+get+her`의 합성어, 즉 그녀(her)의 마음을 얻기(get) 위해서(to) `together`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녀`는 나에게 행복을 제공해주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나에게 행복을 제공해주는 모든 사람에게 나도 행복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가치`를 주고받아야 하고 `같이` 지켜야 할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준수해야 한다.
의사결정의 기준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는 상황에 따라서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의미다. 신뢰는 딜레마에 빠졌을 때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때 생긴다.
이 말은 사회적 차원으로 해석해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가치` 있는 사회는 함께 공유하고 지켜야 할 `가치`를 일관성 있게 지키고 `가치`대로 행동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