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연구장비 공동 이용하니 성과 `쑥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기청 연구장비공동이용 지원사업 현황(+2011년, 정부지원 1억원당 성과)

#사례1. 무선통신 전문업체 래디오빌은 2년 전 안양지식산업진흥원이 보유한 연구장비를 활용해 계측장비에 들어가는 정밀한 하이파워 앰프와 교육용 키트 등을 개발했다. 당시 회사 형편으로는 고가의 연구장비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침 중소기업청의 연구장비공동이용 지원사업이 눈에 들어왔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지원받아 제품 개발 단계에서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또 제품 개발 및 신뢰성 테스트에도 진흥원 연구장비를 활용해 `완벽한 품질`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中企, 연구장비 공동 이용하니 성과 `쑥쑥`

레오포즈는 전북자동차기술원의 장비를 활용해 최적화된 자동차 및 버스용 휠을 개발했다.
레오포즈는 전북자동차기술원의 장비를 활용해 최적화된 자동차 및 버스용 휠을 개발했다.

#사례2. 알와이엔 코리아는 한국신발피혁연구소의 만능 시험기 등 총 8개 연구장비를 활용해 건강화 개발에 필수인 아웃솔(Out-Sole) 소재를 개발했다. 또 제품 기능성 실험 단계에서 성능 평가 실험을 보다 철저하게 진행해 품질이 우수한 워킹화를 개발할 수 있었다. 회사 매출은 연구장비 활용 전보다 두 자릿수 상승했다.

연구장비는 기술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다. 하지만 수억원대인 고가 장비를 갖추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국내 중소·벤처기업 중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춘 기업은 전체의 9%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필요 장비의 절반가량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한 게 현실이다. 기업이 막상 외부 연구장비를 활용하려 해도 이용료가 비싸거나 대기 시간이 길어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이 보유한 첨단·고가 연구장비는 11만여종(시가 5조9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이나 외부 업체 및 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비중은 전체의 7.5%밖에 되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장비가 연구실험이 끝나면 방치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중소기업청 연구장비공동이용 지원사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보완하고자 만들어졌다.

국가 장비 활용도를 높이고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려 대학·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장비를 중소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주된 골자다.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벤처기업 상황을 감안해 장비 이용료를 60%(최고 5000만원)까지 온라인 바우처(쿠폰)로 지원한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총 483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연평균 1400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7만3013건의 장비 이용을 지원해왔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07년 60억원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5년여 만인 올해 168억원으로 지원 예산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연구장비 활용 업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사업 예산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지원 성과도 풍성하다.

중소기업이 보유하지 않은 장비 이용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원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성과도 높다.

중기청이 지난해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대학·연구기관 전체의 연구장비 공동 활용률은 7.5%에 불과하지만 이 사업에 참여하는 주관 기관의 공동활용률은 26.4%로 활용률이 세 배 이상을 웃돈다.

참여 기업 기술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사업 참여 전에는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기에 5년이 걸려야 했지만 사업이 종료된 후에는 2년 9개월로 기술 수준 격차가 크게 줄었다.

정부 지원 1억원당 기술적 성과를 산출했을 때 업체당 특허·출원은 업체당 4.2건, 시제품 제작은 8.4건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수출은 업체당 각각 10억9000만원, 5억1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고용 창출 효과도 업체당 12.7명이나 됐다. 장비구입 비용도 업체당 4억1700만원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레오포즈 역시 이 사업으로 톡톡한 성과를 얻었다.

전북자동차기술원의 아바쿠스와 앤시스 등 장비를 활용해 상용차용 알루미늄 휠과 EV 버스용 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휠의 강도 내구 해석에 필수인 연구장비를 적기에 활용함으로써 신제품 개발 시 최적 설계가 가능해졌다.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이고 내구 시험의 실패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장비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은 매출 및 고용창출 등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

윤종대 레오포즈 팀장은 “개발 진행 시 사전에 많은 시험을 진행해야 하는데 해석 프로그램 진행에 고충이 많았다”며 “연구장비공동이용 지원사업으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고 개발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이러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장비 공동이용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도 184억원으로 올해보다 9.5% 늘렸다.

장대교 중기청 기술협력과장은 “주관 기관 신청 자격을 완화하고, 기업 친화적으로 제도를 개편해 보다 많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 : 중기청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