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디어 반(反) 구글 전선, 정부도 합심해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미디어 기업들이 반(反) 구글 전선을 형성했다. 검색으로 막대한 광고 수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해당 콘텐츠를 제공한 기업에는 수익을 분배하지 않는 구글에 대항해 사용료를 받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해당 국가 정부도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23일 AFP는 최근 프랑스 주재로 유럽 정부들이 모여 구글에 자국 미디어 콘텐츠가 무단으로 링크되어 도용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우리는 구글에 공식 서한을 보내 이달 안으로 언론사 주요 기사 제목 등을 무상으로 검색 결과에 표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입법부와 긴밀하게 협약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매출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프랑스 현지 미디어 사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겼다. 에이드리안 드루리 오범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는 언론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다른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구글이 법적으로 저작권법을 위반했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구글은 즉각 반발했다. 구글 측은 프랑스 정부의 서한에 회신을 보내 “인터넷 개방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터넷 이용자와 뉴스 웹사이트는 우리 트래픽을 통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글 프랑스의 미디어 페이지는 매달 40억 클릭이 일어난다.

독일은 지난 8월 검색 사이트가 기사를 게재할 경우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자비네 슈나른베르그 독일 법무부 장관은 “언론사들이 만든 콘텐츠는 인터넷상에서 더 잘 보호되어야 한다”며 “맞춤형 저작권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벨기에도 뉴스 콘텐츠를 모아 제목만 노출되더라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웹 저작권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유럽 미디어 업체들은 구글 등 미국 기업이 무단으로 뉴스 콘텐츠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