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녹색인증 2년, 새로운 2년을 준비한다<2>진화하는 녹색인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향후 5년간 녹색인증 산업기술 성과확산 지원 계획

20일 인천 송도가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둥지로 선정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대내외에 표명한 이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한국녹색기술센터(GTCK)함께 세계 녹색트렌드를 주도할 정보·기술·자금 관련 기관을 모두 확보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특별기획] 녹색인증 2년, 새로운 2년을 준비한다<2>진화하는 녹색인증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달 9일 열린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참가해 녹색인증 특별관을 선보였다. 참관객들이 홍보 도우미 로봇을 통해 녹색인증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달 9일 열린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 참가해 녹색인증 특별관을 선보였다. 참관객들이 홍보 도우미 로봇을 통해 녹색인증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GCF 유치는 국내 녹색산업 성장의 원동력 역할을 해왔던 녹색인증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기업의 녹색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인증, 지원으로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해 온 만큼 세계 녹색기금이 모이는 GCF와의 새로운 협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전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변화다. 기술의 성장속도, 새롭게 등장하는 그린 비즈니스 트렌드에 보조를 맞추고 구체적이고 친기업적인 인증으로 거듭날 때 녹색 경쟁에서 실효성 있는 인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세계는 지금 본격적인 그린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저마다 녹색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0% 줄이고 에너지효율과 신재생에너지를 20% 높인다는 목표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1500억달러를 투자해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녹색 기조는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 함께 아시아 맹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중국과 일본은 특히 그렇다.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고 있는 중국은 1차 에너지 소비 중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에너지 사용을 15%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GDP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일 예정이다. 수년째 실업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일본은 120조엔 규모의 환경 시장을 조성해 280만개의 녹색 일자리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07조원을 투입해 기술과 산업의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위한 녹색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녹색인증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친화형으로 진화하는 녹색인증

녹색인증은 지난 2010년 4월 시행된 이후 녹색산업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녹색산업 육성과 투자활성화, 지원 대상 범위 확대, 기업 편의 개선이 있었다.

녹색 DNA를 전 산업으로 전이시키기 위해 인증 범위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기존 61개 중점분야 1263개 핵심기술 대상은 태양열·지열·핵융합·콘텐츠·바이오의약 등을 추가해 85개 중점분야 1745개 핵심기술로 늘어났다. 지식기반산업과 그 외 기타산업에까지 장기적으로 저탄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한 셈이다.

도입기 기술 등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큰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수준을 낮췄다. 연료감응 태양전지 모듈 효율은 7% 이상에서 6% 이상으로 줄었고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화학물질 합성도 탄소 저감율 60%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완화됐다.

또한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녹색프로젝트 외에 기업의 녹색 설비투자를 인증 대상에 포함하는 등 관련 금융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으며 금융권의 여신심사와 중복소지가 있는 평가항목을 삭제해 인증평가에서의 신청인 부담을 줄였다. 이와는 별도로 향후 금융권 여신을 신청한 녹색인증 대상기업에 대해 녹색인증 신청부터 인증평가 결과 및 여신심사 결과를 연동한 금융권 전용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인증기업과 신청기업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시장 친화적 인증으로 거듭나는 노력도 계속했다. 인증 연장절차를 간소화하고 연장수수료도 인화해 부담을 줄여다. 기술설명서 작성 항목을 줄이면서 평가지표와의 연계를 강화해 신청기업들의 설명서 작성 부담을 완화했다. 산업발전 추세와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매년 관계 부처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운영요령을 갱신하고 있다. 이 같은 정기개정 외에도 수시개정을 별도로 실시해 제도의 유연성을 갖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범국가 차원의 금융 연계 및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녹색산업 성장 지원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녹색인증 성과, 시장으로 확산녹색인증은 민간자금을 녹색산업으로 유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제도 시행 이전부터 인증된 기술과 사업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세제를 지원하는 개편안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선대출 후조달` 체계를 구축하는가 하면 녹색설비투자도 녹색사업으로 분류해 녹색금융상품의 조기 출시를 유도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IBK 녹색기업 대출), 경남은행(녹색 비즈니스론), KB국민은행(KB Green Growth론), 산업은행(녹색산업 육성자금) 등 다수의 금융권에서 녹색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해 녹색인증 취득 중소기업을 전략 지원에 포함시켜 대출을 취급한 은행에 매우 낮은 금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녹색인증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발주공사 우대 혜택도 새로 생겼다. 조달청은 녹색기술이나 사업인증서 또는 녹색전문기업 확인서 보유업체가 정부발주공사 참여시 사전 자격심사에서 가점을 주고 있다.

정부는 녹색인증 산업기술 성과 확산과 지원, 실효성 강화로 인증기업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녹색기술 발전 추이 및 수요를 반영한 인증 기준을 개정하고 녹색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별도로 인증해 시장진출 가속화를 뒷받침 한다는 계획이다.

녹색기술제품 인증은 녹색제품의 시장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로 정부는 연내 새롭게 선보여 내년부터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 총 5개년 계획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첫해는 관련 마크와 제도를 시장에 정착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다음해인 2014년에는 제품 인증 확대로 녹색인증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에는 인증제품과 공공구매를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유망 녹색기술을 발굴해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해인 2017년에는 녹색제품과 함께 유사 녹색인증을 통합하는 등 인증을 재설계해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녹색제품인증을 계기로 녹색기술과 기업 발굴에서 더 나아가 녹색 기조를 국민의 생활실천과 소비에까지 퍼트린다는 복안이다.

송학현 산업기술진흥원 사업화기반팀 수석연구원은 “기술과 사업 인증에 더해 제품 인증으로 녹색인증을 시장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녹색인증의 범위 확대와 비즈니스화를 통해 녹색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5년간 녹색인증 산업기술 성과확산 지원강화 계획

[소박스]“나도 녹색인증?” 온라인으로 미리 테스트

녹색인증 홈페이지(www.greencertif.or.kr)에는 온라인으로 사업자의 기술과 비즈니스의 녹색인증 가능 여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녹색인증 온라인 자가진단(GOST)` 서비스가 있다. 올해 2월부터 시행한 GOST 서비스는 2주 만에 106개의 진단 참여가 이루어질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예비 녹색인증 기업에게 간편 컨설팅 차원으로 개설한 서비스지만 지금은 녹색인증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한번쯤은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되었다.

GOST는 신청자가 인증 가능성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인증 평가지표에 따른 신청기술설명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작성자는 다양한 가이드와 필요사항 등에 따라 신청기술설명서를 작성하면 된다.

신청자는 △신청기술의 수준 △기술의 구체성 및 명확성 △기술의 혁신성과 차별성 △녹색성 등 녹색기술인증의 세부 평가항목을 자가진단 모델에 반영해 신청기술을 사전 평가할 수 있다. 총 10개문항의 평각항목에 따라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단을 수행하면, 각 항목 별로 결과 안내 및 진단 의견을 받아볼 수 있다. 물론, 자가 진단시에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술과 사업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야 정확한 정보결과를 얻을 수 있다.

GOST는 기업이 녹색인증을 준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신청 편의성까지 지원하므로 중소기업의 녹색인증 참여율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GOST는 녹색인증 홈페이지 접속 후 `녹색인증 온라인 자가진단` 배너를 클릭하면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녹색인증 애플리케이션 설치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박스]녹색인증 지자체 지원도 풍성

녹색인증이 지금까지 성장하는 데는 각 지역별 녹색기업들의 지원에 발 벗고 나선 지자체들의 결단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지자체의 지원은 지역 기업들의 녹색인증 참여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다른 지자체의 지원활동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지원 형태도 초기 비용지원에서 컨설팅, 마케팅, 해외진출 기반 조성 등으로 다양해졌다.

녹색인증과 연계한 대표적인 지자체 녹색지원 사업으로 경기도가 추진하는 `그린올` 사업이 있다. 그린올은 경기도가 녹색기업을 대상으로 녹색인증취득, 홍보 마케팅, 자금, 판로 등을 지원하는 종합 지원 사업이다. 시행 이후에도 기업 설문조사를 통해 지원항목에 △국내전시회 참가지원 △특허출원 등록비 지원 △시제품 제작 지원 등 3종의 인센티브를 추가하는 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그린올 사업에는 3년간 6억5000만원이 투입돼 138개 기업 144개 기술의 녹색인증 및 기술 컨설팅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녹색성장산업 육성 특별지원 사업` 일환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인증기업에게 업체당 5억원 이내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역 기업이 녹색인증을 취득할 때까지 필요한 컨설팅비용과 인증취득 수수료를 지원한다. 경남·경북도와 청주시 역시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저감, 청정생산 등 녹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증 획득을 맞춤형 컨설팅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 지원은 인증 수수료와 컨설팅 비용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비용적 지원 차원을 넘어 녹색생태계를 조성하는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녹색구매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인증기업과 민간단체가 함께하는 녹색소비문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부산시어린이집연합회,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민간단체와 기업을 중심으로 녹색제품 소비를 촉진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팀=김동석 부장(팀장) green@etnews.com 함봉균·박태준·조정형·최호·유선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