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노크 귀순` 사건 후속대책으로 추진하는 1080억원 규모 `일반전방소초(GOP)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시험평가에 참여한 2개 제안업체 시스템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SK C&C 컨소시엄이 제기한 사업자 선정 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은 의미가 없어졌다.
방위사업청은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 사업에 제안한 에스원 컨소시엄과 SK C&C 컨소시엄의 시스템이 모두 시험평가에 불합격했다고 24일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내달 중 사업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SK C&C 컨소시엄의 시스템은 침입탐지망에 4개의 납추를 부착해 형상을 변경, 제안 기준을 어겼다는 이유로 평가를 끝까지 받지 못했다. 에스원 컨소시엄 시스템은 시험평가를 끝까지 마쳤지만 한 개 항목에서 요구성능(ROC) 기준에 미달했다. 시험평가는 동부전선 12사단 GOP 철책 1㎞ 구간 2곳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진행했다.
제안업체 2곳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SK C&C 컨소시엄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한 `입찰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은 무의미하게 됐다. SK C&C 컨소시엄은 방사청이 명확한 근거 없이 시험평가를 보류한 뒤 소명기회도 주지 않고 평가를 종료했다고 주장했다.
SK C&C는 관계자는 “입찰절차를 계속하면 SK C&C 컨소시엄을 배제한 가운데 에스원 컨소시엄을 낙찰자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어 입찰절차를 진행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SK C&C는 재공고가 나면 다시 제안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은 육군 분석시험평가단에서 진행한 결과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평가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부적합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재공고를 실시, 다시 평가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GOP과학화경계시스템=휴전선 최전방 감시초소인 GOP지역의 주간 및 야간 경계근무 보강을 위한 경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지원 및 부수장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