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 파는 싼값 진품, 어디서 왔나 보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오픈마켓에서 평면TV 등 주요 제품이 시중가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판매되면서 해당 제조사들이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는 24일 아마존이 외부판매자의 지나친 할인행위를 규제하지 않아 타격을 받고 있는 유명 브랜드 제조사들이 나름의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LG전자 북미지사는 이달 중으로 새로운 가격정책을 도입하고 아마존에서 이보다 낮은 가격에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제3자와는 거래를 끊기로 했다. 이미 LG전자와 올림푸스 등 200여개 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온라인 가격과 판매자를 감시하는 전문업체 `채널IQ`에 관련 서비스를 의뢰했다.

웨스 셰퍼드 채널IQ 최고경영자(CEO)는 “월가는 아마존의 오픈마켓 성장에 흥분하겠지만 (아마존은) 지금 통제를 상실한 폭주 화물차나 마찬가지”라며 “많은 주요 브랜드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고 아마존과의 관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명 브랜드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아마존은 제3자(3P)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더욱이 비공식 유통경로를 통해 정품을 획득하면서 더욱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제조업체들로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품이 싼 값에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되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이다.

문제는 아마존은 이들을 규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제3자 판매가 크게 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3P 판매는 아마존 2분기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유명 브랜드 제조사들은 직접 실력행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정가 이하로 판매되는 아마존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가 손해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25일로 예정된 아마존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3P 실적이 다시 한번 화두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