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밖 총수 보유기업, 내부거래 많아

투명 경영을 앞세워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도 총수 일가 보유기업이 지주회사 밖에서 내부거래를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내놓은 `2012년 지주회사 현황` 자료를 보면 9월 말 현재 지주회사는 총 115개 사로 지난해 9월 말보다 10곳이 늘었다. 일반 지주회사 103곳, 금융 지주회사 12곳이다.

농협이 대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15곳으로 늘었다.

지주회사 평균 자산총액은 2조33억원이다. 평균 부채비율은 42.5%로 공정거래법의 규제 수준(200%)보다 훨씬 낮았다.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회사는 동부인베스트먼트 1개로 부채비율이 472.3%에 달했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말까지 유예기간을 적용받았다.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 중 코오롱, 웅진홀딩스, 두산 순으로 부채비율이 1년 새 많이 늘었다.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수는 각각 5.4곳, 5.5곳이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76.4%, 자회사의 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78.3%로 법률상 요건보다 상당히 높았다.

일반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금융 지주회사는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

8개 일반 지주회사는 11개 금융 자·손자회사를 갖고 있다.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자·손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어 이들은 유예기간 내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의 지주회사 지분율은 평균 28.8%, 총수 일가 지분율은 42.9%다.

이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총 635곳 중 441곳은 지주회사 체제 내에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의 지주회사 편입비율은 2010년 73.3%에서 올해 69.4%로 낮아졌다.

나머지 194개는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다. 대기업집단별로 보면 평균 12.9곳의 체제 밖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상위 10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4.5%다. 이들 집단의 지주회사 밖 계열사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았다.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37.7%, 100%인 계열사는 52.1%에 달했다. 두산, SK, 부영 순으로 지주회사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공정위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수 증가 추이 (단위: 개, 누적)

지주회사 밖 총수 보유기업, 내부거래 많아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