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광학기업 RMI 한국법인 `피닉스텍`을 가다

“앞으로 5년간 광주에 4000만달러를 투자해 적외선 광학렌즈 등 첨단소재를 활용한 광융복합 제품을 생산, 5000억 규모의 회사로 키워가겠습니다”

25일 세계적인 적외선 광학기업 미국 RMI 한국 신규법인 `피닉스텍` 준공식 현장에서 밝힌 한유붕 RMI 회장의 포부다.

강운태 광주시장(왼쪽 네 번째)과 한유봉 미국 RMI 회장(다섯 번째)이 피닉스텍 준공식 기념 리셉션에서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왼쪽 네 번째)과 한유봉 미국 RMI 회장(다섯 번째)이 피닉스텍 준공식 기념 리셉션에서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롯해 100여명의 광주지역 첨단산업 전문가들의 눈과 귀는 한유붕 RMI 회장에게 집중됐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LED와 광통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광주광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기대하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준공식을 위해 미국에서 날아온 한유붕 회장은 “광주를 첨단소재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광산업 육성 플랜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광주 평동산단에 위치한 피닉스텍의 첫 이미지는 마치 거대한 대학 연구소를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최첨단 적외선 광학소재를 다루는 이곳에는 30여명의 R&D연구진들은 적외선 광학용 소재인 징크셀레나이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정밀가공, 자동차, 환경, 의료산업, 국방산업, 인공위성 등에 활용 가능한 제품 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징크셀레나이드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원적외선 영역까지 광범위한 투과 특성을 가져 활용영역이 다양하다.

현재 징크셀레나이드를 상업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 투식스와 롬하스 두 곳뿐이다. 시장 규모만 3조 가량 추정되는 징크셀레나이드 시장에 피닉스텍이 본격 합류하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일본 첨단소재기업 10여곳은 이달초 피닉스텍에 사전 주문을 문의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민간 수요도 활발하다. 독일 BMW 등 고급차 시장에서는 징크셀레나이드 렌즈로 만든 적외선 투시경을 적용,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영암 피닉스텍 전무는 “징크셀레나이드 생산에 이어 징크설파이드 등 적외선 신소재 개발 및 생산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양산이 본격화되면 연 1억달러 이상 수출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주요 거래기업들의 광주이전도 파란불이 켜졌다.

첨단장비를 공동 생산하기 위해 국내 20여개 관련 기업들이 광주 진출 가능성이 크다. 실제 광주 첨단산단에는 광주과학기술원을 비롯해 한국광기술원, 한국광산업진흥회 등 20여 기업지원기관과 500여명의 전문연구인력이 상주해있다. 연구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하고 지자체 육성의지도 강해 광주지역에만 360여개 광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광주시 역시 외국인투자기업 입주지원을 위해 지난해 지식경제부로부터 평동2차 일반산업단지내 13만2000㎡ 부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확대 지정받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는 국내외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광주가 명실상부한 `광산업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피닉스텍의 성공을 위해 행정·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피닉스텍, 광주시에 감사편지 `화제`

`成爲光州市民之 不亦悅呼!`(성위광주시민지 불역열호) “광주시민이 된 것이 기쁘지 아니한가”

피닉스텍 한 임원이 광주이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광주시에 감사의 글을 보내 화제다.

김영암 전무는 최근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김 전무는 편지에서 “시장님과 공무원 여러분의 정성어린 협조로 준공에 이르게 됨을 실로 감사드린다” 며 “광주사업을 결정하며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인력문제였는데 각자의 능력을 일취월장시키는 시키는 직원들을 보며 자부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친구들이 그동안 기회가 없어 그렇지 뻗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러한 친구들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광주시가 그동안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해 물류 및 제반 산업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 왔고 그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에 이같은 훌륭한 인적자원은 또 하나의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광산업 같은 고부가가치 창출산업 육성으로 광주의 또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