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의정서 파고를 넘는다...특허청, 세계 최초 특허 생물자원 DB 구축

우리나라 식물, 미생물, 동물 등 생명자원 관련 특허를 분석, 가공한 특허생물 자원 데이터베이스(DB)가 만들어졌다.

특허청은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세계 최초로 특허 생물자원 DB를 구축했다고 25일 밝혔다.

DB는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타결돼 발효를 앞둔 나고야 의정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기업이 국내외 생물자원을 효율적으로 탐색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다른 나라 생물자원 이용 시 경제적 보상을 의무화한 국제조약이다. 현재 가봉, 요르단 등 생물자원을 많이 보유한 5개국이 가입했고,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의정서가 발효되면 생물자원을 보유한 국가로부터 취득 및 사용에 대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생물자원 이용 시 발생한 이익을 상호합의한 조건에 따라 분배해야 한다.

특허청은 올 3월부터 `생물자원 특허정보 분석 및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10월에 특허 생물자원 DB 자료 구축을 완료했다. 최근 2년 6개월 동안 공개된 특허 중 식물, 미생물 등 생명자원에 관한 7973건의 특허를 추리고, 내용을 분석·가공했다.

또 생물자원의 구체적인 종류와 이들의 용도, 입수 경로, 관련 특허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나고야 의정서에 대비해 생물자원 원산지도 파악해 수록했다.

분석 결과 특허 생물자원의 80%가 의약품, 식품, 화장품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생명공학산업에서 의약품, 화장품,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과 유사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물자원은 식물(69%)과 미생물(24%)이고, 동물·바이러스·곤충 등 활용건수는 낮은 건수로 파악됐다.

생물자원을 이용한 특허 중 외국인 특허는 821건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DB에 수록된 3587종의 생물자원 중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고유종은 섬백리향, 애기닥나무, 지리터리풀, 솜다리, 개느삼, 개시닥나무, 검의귀, 금꿩의다리, 매미꽃 10종에 불과했다.

내국인에 인기 있는 생물자원은 인삼, 감초, 차나무, 콩, 당귀 등 천연물 의약 재료로 조사됐다. 반면 외국인은 차나무, 콩, 올리브, 참깨, 포도, 인삼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영식 특허청 생명공학심사과장은 “이번에 구축된 DB가 기업들이 유용한 국내외 생물자원을 탐색하는데 소모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여주고, 나고야 의정서 이행에 대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비 작업을 거쳐 내년 초 시범적으로 DB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