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 소나테크 “소나 장비 `코리아 자존심` 지켜낼 터”

최근 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국방부와 해군, 국내외 군수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함정용 수중탐색음탐기(사이드 스캔 소나·이하 소나 장비)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하고 50억원 규모의 제품을 해군에 납품했기 때문이다.

박승수 소나테크 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연구진들이 국방 규격을 획득하고 납품까지 성공한 소나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승수 소나테크 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연구진들이 국방 규격을 획득하고 납품까지 성공한 소나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인공은 음파탐지 전문기업 소나테크(대표 박승수 www.sonartech.com)다.

소나테크는 어업 기자재업체에 근무하던 박승수 사장이 함정에 장착된 소나 장비가 모두 외산인 것을 보고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지난 200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먼저 소형 소나 장비 개발에 나서 2001년 `씨뷰 400S`를 선보이며 시장에 첫 발을 내밀었다. 2003년에는 소나기술을 응용한 지층탐사기를 개발했고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부설 연구소도 설립했다. 소형 소나 장비와 각종 응용 제품을 내놓으며 벤처·이노비즈기업 선정, 우량기술기업 선정 등 가능성 높은 소나 전문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소나 장비 시장 진입 장벽은 높았다. 군수용은 물론이고 민수용 응용제품까지 납품, 상용화에 쓰라린 실패를 겪었다.

위기에 처한 2005년 당시 박 사장은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첨단 기술과 엄격한 품질 기준을 요구하는 군용 소나 장비 개발과 국산화에 집중을 했다. 이때부터 2010년까지 5년 이상 소나테크는 고난의 시기를 버텨내야 했다. 매출은 바닥이었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연 수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와 직원 월급을 마련했다.

박승수 사장은 “당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우리의 제품을 만들자고 설득했고 연구원들은 믿고 따라왔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함정용 소나 장비를 개발했고 이후부터 더 어렵다는, 군수품 납품자격인 `국방 규격`을 2년여 노력 끝에 획득했다. 군용 장비로서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춘 소나테크의 소나 장비는 최근 우리나라 해군이 사용하는 수중탐색음탐기의 기본 규격으로 자리 잡게 된다.

얼마전 소나테크는 해군 함정 10대에 장착될 10대 분량의 소나, 금액으로 48억원 규모 납품을 성공시켰다. 신형 함정용 소나 3대 분량, 22억원 납품 계약도 진행 중이다. 해군과 함께 추가 신형 소나개발 사업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이제는 대형 조선소에서 먼저 구매조건부로 공동개발 사업 제안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기존 개발 노하우를 응용해 만든 심해 수온측정기도 2010년 출시 이후 연 10억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상품을 자리 잡았다.

현재 소나테크의 연구 인력은 20여명가까이 늘었다. 향후 2~3년 내에 매출 200억~300억원 수준의 기업으로 키워가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포부다.

박 사장은 “소나기술과 장비 개발은 육지와 전혀 다른 바다 환경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 IT, 전기전자, 제어기술을 접목하고 풍부한 개발 경험까지 3박자를 갖춰야 가능하다”며 그간의 연구개발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국방 분야만큼은 외국 기업에 무시당하거나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국방기술 자립화에 일조하는 세계적 소나 전문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