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로 만든 SW…버려질 신세

방사청 발목잡네…어떡하지 너?

2010년 T-50 초도비행 성공 기념 사진
2010년 T-50 초도비행 성공 기념 사진

수백억원대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국산 국방 소프트웨어(SW)가 방위사업청의 현실성 없는 도입 기준에 가로막혀 무용지물이 됐다. 반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30%에도 못 미치는 관련 외산 SW는 우리나라 국방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지식경제부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 지원을 받아 T-50 항공기 시스템 운용체계(OS)를 개발했지만, 도입 기준에 막혀 공급을 못하고 있다. 방사청은 T-50 시스템 OS 공급 기준으로 `적용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지경부는 WBS 과제로 T-50 시스템 OS 개발을 위한 관련 중소기업을 선정해 2011년까지 400억원을 투입, 개발에 성공했다. 미사일 발사에도 시범 적용을 완료했다. 이후 실제 군에 적용하기 위해 방사청 제안사업에 참여했지만 적용사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품 공급에 실패했다.

해당 중소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방사청에 공급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다른 적용사례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해외에서 적용사례를 만드는 것도 국내 적용사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기체계 시스템 OS는 외산 제품인 윈드라이버의 `브이엑스웍스` 제품이다. 이 제품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29.6%로 3분의1도 사용되지 않고 있는 제품이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 과제로 국산 SW를 개발해도 부처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 적용을 하지 못하고 연구과제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범 적용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국산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관계자는 “제안 평가 기준에 유사 경험이 있으면 가점이 부여되는 혜택은 있을 수 있지만 적용사례가 없어서 공급할 수 없다는 기준은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